[edaily 조용만기자]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2월이다. 새로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또는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물론, 사회 각 부문에서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현대상선의 대북지원설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나라가 들썩거린다. 정치권의 공방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 현실적으론 `사법심사대상 불원(不願)`이란 김대중 대통령의 입장보다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선택이 더 중요해보인다. 이번주는 이와 함께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정책적 선택이 갈림길에 서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문제를 다룬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시점이어서 한은의 선택에 관심이 유난히 높다.
◇동북아 경제중심국 건설 = 지난주 대구, 광주, 부산에서 열렸던 지방순회 국정토론회가 설연휴를 지난 이번주에도 이어진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원회는 4일 춘천, 5일 대전에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주제로 국정토론회를 연다.
관가와 재계의 관심은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리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부처 합동보고 및 토론회에 쏠리고 있다. 인수위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향후 20~30년간 우리경제의 운명을 결정할 문제로 규정하고 재계는 물론 외국인CEO, 학계 등과 수차례 간담회를 가지며 추진방식을 논의하는 등 의욕을 보여왔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에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태스크포스(TF)팀도 설치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재경, 산자, 건교, 정통, 통일, 외교, 해수, 문광부 등 정부관련부처가 참석한다.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 국정과제는 ▲남북경제교류협력 ▲동북아 경제협력체제 구축(철도,에너지,금융 등) ▲물류, 비즈니스 중심 국가를 위한 기반구축 등의 세부과제로 나눠져 있어 각 부문에 대한 관련부처 추진계획 보고 및 토론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계와 외국인 CEO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온 인수위도 토론회를 전후해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내놓을 계획이다. 동북아 경제중심국 건설은 최근 인수위가 방향설정 및 추진방식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존 방안 및 추진주체들과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어 노 당선자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내각 및 청와대 인선 본격화 = 노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개인병원에서 허리 디스크 수술을 마치고 퇴원, 설연휴기간동안 서울 명륜동 자택에서 청와대 비서실 인선 및 새정부 조각 구상에 몰두했다. 노 당선자는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 신계륜 인사특보, 문재인 민정수석 내정자 등 핵심측근들과 인선 문제를 중점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선자측은 각료인선에 대해서는 2월중순까지 마무리짓되, 시기는 가급적 앞당겨 빠른 시일내 인선작업을 매듭짓는다는 입장. 이번주부터 진행될 3단계 인사추천위 심사에는 고건 국무총리 지명자와 당선자측 핵심측근 등이 참여해 대강의 윤곽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이며 언론과 정관계 등에서는 내정자 알아맞추기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개혁대통령과 안정총리에 이어 경제를 책임질 경제부총리에 어떤 성향의 인물이 발탁될 지가 시장과 재계의 관심사. 내정자가 정해지면 이들은 인수위에 참여해 활동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청와대 인선의 경우 장관급인 정책기획수석 자리에 누가 갈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중 김한길 기획특보가 고사의지를 밝힌 가운데 김진표 인수위 부위원장이나 김병준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를 포함한 학자출신 발탁여부가 주목된다. 청와대 비서실 직제개편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인수위는 지난주 `일하는 청와대`를 모토로 `정무와 정책의 철저한 역할분담` 등 직제개편 7대 원칙을 밝히기도 했다.
◇북핵특사 방미 = 정대철 민주당 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노무현 당선자의 고위대표단이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미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2일부터 5일까지는 미국을 방문, 행정부 및 의회 주요인사들를 면담하고 6일부터는 일본으로 건너가 정부 및 국회인사들을 면담할 예정. 고위대표단이 신정부의 국정운영 방향, 최근 북핵문제와 관련한 공조, 한미관계 및 한일관계 발전방향 등에 관한 노 당선자의 시각을 전달하고 양측의 견해를 경청하게된다.
최근 임동원 특사가 방북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데 실패하자 국제사회는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남한측의 역할을 평가절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게 사실. 정 특사 일행의 행보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린다.
◇금리 급락 기조에서 열리는 금통위 = 채권시장의 지표금리가 4.7%대로 급락한 시점에서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4.25%의 콜금리 목표수준을 조정할 지 여부에 못지않게 현재 장단기 금리구조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주목거리다. 한은은 과연 하루짜리 금리가 4.25%, 3년짜리 금리가 4.7%인 현실을 과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까. 박승 한은총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금시장 전체가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