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채권단은 26일 밤 늦게 결정된 현대건설 및 현대상선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금액 확정을 계기로 오는 30일까지 경영지배구조, 계열사·부동산·보유증권매각, 조기 계열분리, 신뢰도 실추에 따른 경영진 교체 등 고강도 자구계획을 요구했다고 27일 밝혔다.
김경림 외환은행장은 26일 밤 한빛 조흥 주택은행 등 3개 은행 은행장과 유선상으로 추가 긴급자금 지원을 논의하면서 이같은 자구계획 제출을 현대그룹측에 공식 요구했다고 외환은행 관계자는 전했다.
이 자구계획에 정주영 명예회장 퇴진 등 경영지배구조개선과 현대 금융계열사의 신뢰도 실추에 책임이 있는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과 현대투신 이창식 사장의 교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이밖에 26일 자금지원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나타남에 따라 현대그룹이 핵심 계열사 매각과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등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한편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에 외환은행을 포함한 한빛 조흥 주택은행이 2000억원 범위내에서 당좌대출한도를 확대하고, 현대상선에는 산업은행이 1000억원, 외환은행 500억원 등 1500억원의 당좌대출한도를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