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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77명은 제주항공과 2019년 1월 21일 오전 3시 5분(현지시간) 필리핀 클락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8시 5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국제항공운송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항공편에 투입된 항공기는 이륙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엔진 시동을 걸었으나 1번 엔진에 연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제주항공은 곧바로 항공기 정비를 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승객 77명은 예정보다 19시간 25분 늦은 2019년 1월 2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제주항공이 제공한 대체 항공기를 이용해 1월 22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승객들은 항공기 지연을 이유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몬트리올 협약 제19조(지연)’에 따라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출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배상액은 성인은 70만원씩, 미성년자는 40만원씩 총 5300만원 수준으로 원고 일부 승소를 선고했다.
몬트리올 협약은 ‘국제항공운송에 있어서의 일부 규칙 통일에 관한 협약’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144개국이 가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7년 12월 발효됐다. 출발지와 도착지가 모두 몬트리올 협약의 당사국인 경우 몬트리올 협약이 민법이나 상법보다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몬트리올 협약 제19조의 손해는 재산상 손해를 의미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신적 손해는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다만, 몬트리올 협약이 이에 관한 규율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보충적으로 적용되는 준거법에 따라서는 정신적 손해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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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269명은 추석 연휴인 지난 2019년 9월 13일 오전 1시 10분(현지시간)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국제항공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일부 승객은 9월 13일 오전 9시 40분에 출발하는 대체항공편으로 귀국했으나 승객 다수는 22시간이 지난 9월 13일 오후 11시 40분 수완나폼 국제공항에서 출발했다.
승객들은 위자료 70만원 지급을 청구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몬트리올 협약 제19조의 손해는 정신적 손해는 포함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협약 제19조의 손해는 우리나라 손해배상법리를 따르게 되는데 정신적 손해도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위자료는 40만원이 타당하다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은 기각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이 대한민국의 손해배상 법리에 따라 몬트리올 협약 제19조를 해석함으로써 위 협약 제19조에 직접 근거해 정신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본 이유 설시는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이 사건 항공운송 지연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