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울었다…하반기엔 울음 그칠까

5대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전년 대비 급감
고물가 소비 침체, 조달금리 상승 직격탄
정부 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적용도 악재
  • 등록 2023-08-01 오전 5:30:00

    수정 2023-08-01 오전 5:3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주요 카드사들이 경기 침체와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상반기 나란히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하반기에도 시장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의 가맹점 우대수수료 정책 시행에 따라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31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31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KB국민카드는 1929억원으로 같은 기간 21.5% 줄었다. 하나카드(726억원)는 23.7%, 우리카드(819억원)는 38.7%, 삼성카드(029780)(2906억원)는 8%씩 순이익이 감소했다.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한 금리가 카드사 실적에 직격탄이 됐다. 카드사는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려오는데, 금리 상승에 따라 조달금리인 여전채 금리도 함께 올랐기 때문이다. 고물가에 따른 경기 악화, 소비 침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수익성도 날로 악화했다.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들이 카드대금을 제때 내지 못할 때 이용하는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원을 넘어서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업 8개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98억원으로, 지난해 9월 7조원을 뛰어넘은 이후 계속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하반기 사정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대 카드사 중 유일한 상장사인 삼성카드의 하반기 순이익은 2905억원으로 상반기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세부적으로 3분기 순이익은 1305억원, 4분기는 16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1%,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하반기 조달부담 지속과 연체율 상승 우려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로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며 “비용축소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2분기 이후 시장금리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어 하반기 총차입금리 부담도 이어질 전망이다. 경기둔화 및 고금리 상황에 따라 연체율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날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신용카드가맹점 300만 4000곳에 대해 우대수수료율(0.5~1.5%)이 적용되는 점도 악재다. 금융위원회는 31일부터 신용카드가맹점 313만6000곳 중 95.8%에 해당하는 300만4000곳이 우대수수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여신금융협회는 우대수수료율 적용 대상 신용카드가맹점에 대해 지난 28일부터 적용 안내문을 가맹점 사업장으로 발송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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