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구찌·루이비통 이어 삼성도… 비즈니스 이벤트 '핫플'된 서울

서울시·삼성전자 '2023 서울 이노테크 페스타'
이달 26일부터 31일까지 광화문 서울광장서
코엑스 신제품 발표회 서울광장 이원 생중계
융복합 비즈니스 이벤트 롤모델 행사로 기대
글로벌 기업 이벤트 개최장소로 주가 높아져
  • 등록 2023-07-07 오전 1:01:24

    수정 2023-07-07 오전 8:15:43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서울이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이벤트 ‘핫플’(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디올, 루이비통, 구찌 등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 패션쇼에 이어 삼성전자가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공개하는 글로벌 이벤트가 열리면서다. 지난해 비즈니스 이벤트 활성화를 위해 민간 기업행사에 공공시설을 개방한 서울의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육성 전략이 가시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머소닉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26일 코엑스서 국내 첫 ‘갤럭시 언팩’ 개최

서울시는 ‘2023 서울 이노테크 페스타’를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닷새 동안 광화문 서울광장 일대에서 연다.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인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과 연계해 여는 국제 이벤트다.

지난달 조례를 개정해 마이스산업 범위를 국제 이벤트로 확장한 서울시가 민간 기업과 손잡고 여는 첫 비즈니스 이벤트다. 삼성전자가 전 세계 80개국 미디어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제품을 공개하는 글로벌 브랜드 이벤트를 국내에서 여는 건 이번이 최초다.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는 서울 이노테크 페스타 첫날인 26일 오후 8시부터 코엑스 1층 B홀에서 열린다. 새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과 ‘폴드5’를 공개하는 행사에는 국내외 미디어와 테크 인플루언서 등 2000여 명이 참여한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신제품 발표는 실시간 이원 생중계를 통해 광화문 서울광장에서도 볼 수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갤럭시 언팩은 삼성전자가 개최하는 글로벌 이벤트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애플 아이폰과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패권 경쟁을 벌이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올해까지 14년간 총 28번 열린 행사는 그동안 줄곧 런던과 바르셀로나,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해외에서 개최됐다.

한강공원 드론 쇼로 시작하는 서울 이노테크 페스타는 갤럭시 언팩 행사 전후로 특별 공연, 신제품 체험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시는 26일 갤럭시 언팩 첫 국내 개최의 축하 메시지를 담아 시청사를 배경으로 민트 라이트 점등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광화문 서울광장에선 27일부터 30일까지 전자책 읽기와 셀피존·필사존·수면존·게임존 등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조성호 서울시 관광정책과장은 “26일 코엑스 메인 행사장에는 서울관광 홍보부스를 설치해 국내외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복 체험, 전통놀이, 포토존 등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서울 잠수교에서 열린 루이비통 프리폴 패션쇼 (사진=뉴스1)
까다로운 글로벌 기업 개최지 선정 기준 뚫은 서울

서울시는 이번 갤럭시 언팩 행사가 최적의 비즈니스 이벤트 장소로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주최하는 비즈니스 이벤트는 홍보 효과를 고려해 도시 이미지와 인지도 등 장소를 선정하는 기준이 일반 행사보다 더 까다롭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글로벌 기업행사는 브랜드 콘셉트와 도시 이미지가 부합하지 않으면 수십억, 수백억을 줘도 유치하기 어렵다는 말이 정설로 통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최근 높아진 도시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에 주목해 줄곧 해외에서 열던 언팩 행사를 서울에서 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서울은 글로벌 기업의 비즈니스 이벤트 장소로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해외 명품 브랜드 회사들이 경쟁하듯 서울에서 글로벌 이벤트를 열면서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해 4월 이화여대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디올이 한국에서 패션쇼를 연 건 2007년 창립 60주년 기념 패션쇼 이후 15년 만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처음 오프라인에서 열린 패션쇼는 전 세계 패션 업계는 물론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루이비통은 지난 4월 잠수교 위에서 프리폴(Pre Fall) 패션쇼를 진행했다. 5월엔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구찌 크루즈’ 패션쇼가 열렸다. 1998년 국내에 첫 매장을 개설한 구찌는 25년 만인 올해 처음 한국에서 패션쇼를 개최했다.

윤은주 한국비즈니스이벤트컨벤션학회장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 행사가 열린다는 것은 그만큼 서울이 검증된 비즈니스 이벤트 개최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5월 서울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2024 크루즈 패션쇼’ (사진=뉴스1)
K마이스 판도 바꾸는 융복합 비즈니스 이벤트

서울시와 업계에선 서울 이노테크 페스타가 새로운 융복합 비즈니스 이벤트의 롤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 홍보 성격이 짙은 신제품 공개 행사에 이어 100여건이 넘는 B2B 기업회의가 후속 행사로 진행되기 때문. 서울시가 대기업 행사라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삼성 갤럭시 언팩 지원에 나서게 된 결정적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에 이어 27일부터 서울과 수원 일대에서 1000여 명 해외 미디어와 인플루언서, 바이어와 크고 작은 기업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지자체의 마이스 정책과 지원제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에선 국제 이벤트로 마이스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사가 민간 기업이 제품과 브랜드 홍보를 위해 여는 이벤트에 공공 부문 지원이 더해지면서 행사 규모와 파급 효과를 배가시킨 민관 협력의 실증사례로 볼 수 있어서다. 이전까지 민간 기업이 여는 행사는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을 우려해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조성호 과장은 “B2B와 B2C 요소를 동시에 갖춘 비즈니스 이벤트는 기업활동을 지원해 관련 산업을 키우는 효과 외에 기업회의, 포상관광, 전시·박람회 등 민간 주도의 마이스 시장을 활성화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융복합 비즈니스 이벤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의 협력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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