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한 어깨통증, 꼭 수술해야 하나요?“

통증 같아도 운동부터 수술까지 치료법 달라
중년 단골 ‘오십견’ 운동만으로 치료 가능한 경우 많아
회전근개 손상 방치 시, 인공관절치환술 등 수술 고려할 수 있어
  • 등록 2023-02-25 오전 6:38:21

    수정 2023-02-25 오전 6:38: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깨부터 손까지 찌릿한 통증을 느낀 50대 A씨는 엑스레이 촬영 후 석회성건염 진단을 받아 체외충격파 치료를 했으나 증상 호전이 없어 추가로 MRI를 촬영했다. 이번엔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은 A씨는 수술을 권유받아 대학병원에 내원했고, 수술 대신 운동재활치료로 충분하다는 의사의 말에 혼란스러웠다.

올해도 벌써 입춘이 지났다.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 완연한 봄까지 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수가 증가한다. 계절과 관절 통증의 연관성에 대한연구가 있긴 하지만, 통증학에서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하지만 매년 겨울 날씨가 풀리면 야외 스포츠 등 신체활동에 의한 근골격계 질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주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특히 관절의 퇴행으로 통증에 취약한 중년 이상의 경우 어깨관절에 ‘오십견’이라는 병명이 붙을 만큼 매우 흔한 증상이다. 그러나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여전히 명확한 원인을 몰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 수술없이 치료 가능한 오십견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은 중년에서 이유없이 발생하는 어깨통증 원인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심한 통증과 관절 움직임의 제한이 특징이다. 이름과 같이 유착성관절낭염은 어깨관절의 가장 깊은 부위에 위치한 얇은 막인 관절낭이 염증으로 두꺼워지고 유착이 되어 관절에 움직일 공간이 좁아져 발생한다. 어느날 이유없이 가만히 있어도 아프고, 다른 팔로 올리려고 해도 심한 통증과 함께 올라가지 않는다면 유착성 관절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주로 40~50대 이상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뇨환자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발생률이 높으며 대개 증상이 심해 치료기간이 길다. 이처럼 통증이 매우 심하고 움직이기 불편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질적인 병이지만, 특별한 수술적 치료 없이 꾸준한 재활운동 및 약물치료로 좋아질 수 있다.

◇ 회전근개 파열시 수술 필요할 수 있어

통증을 유발하는 어깨질환 환자 중 가장 많은 원인은 ‘회전근개 질환’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인 회전근의 힘줄 부위가 손상된 것으로, 퇴행성 변화로 약해진 힘줄이 찢어져서 오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초기에는 대개 팔을 움직일 때 특정 위치에서만 통증이 느껴져 불편한 정도지만, 점차 머리감기, 옷입기 등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수영, 테니스, 골프 등의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20~30대 젊은 연령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는 ”최근 체력관리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운동을 즐기는데, 스트레칭 없이 수영이나 테니스, 턱걸이 등 어깨를 올리는 운동을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할 경우, 오히려 손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손상된 범위나 정도에 따라서 치료의 방법이 달라지므로, 치료 전 현재 상태에 대한 명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경미한 손상인 경우는 보존적인 치료 (약물, 재활운동)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무작정 방치할 경우 파열이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정기적인 진료과 관찰이 필요하다. 파열된 깊이가 깊고 넓을 경우에는 봉합술을 고려해야 하며, 봉합이 어려울 정도로 파열범위가 큰 광범위파열은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관절 상태 등을 고려해 인공관절 치환술 또는 인대 이식술을 고려한다.

◇ 석회성건염, 비수술적요법으로 치료 가능

석회성건염은 회전근개 힘줄 부위에 석회가 침착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힘줄의 퇴행성 변화, 미세혈류의 감소 등이 관련있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야간통증이 심하며, 주로 중년 이상의 환자에게서 외상없이 갑자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석회는 대부분의 경우 쌓이다가 자연적으로 흡수되어 사라지는데,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 경감을 위한 다양한 시술이 있으나 회전근개 질환의 초기 증상과 비슷해 혼동할 수 있으므로, 치료 전 정확한 검사를 통해 석회 유무 및 회전근개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중년에 주로 발생하는 어깨질환들은 병리상 각기 다른 질환이지만, 해부학적 위치상 관절낭과 회전근개는 매우 밀접하게 붙어있기 때문에 증상이 혼합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곽재만 교수는 “혼합된 증상 중 주된 증상이 무엇인지를 면밀한 검사를 통해 감별한 후 효과적인 치료의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충분한 감별없이 제한된 검사 소견으로 치료적 방침을 정하는 것은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켜 치료를 어렵게 만들 수 있어, 어깨 전문의를 통한 전문적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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