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나라 사정도 비슷하다. 영국에서 가장 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취급 기관인 로이즈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찰리 넌은 17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영국의 주택 가격이 올해 8~10%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독일 도이체방크의 거시경제 애널리스트 요헨 뫼베르도 2023년 독일 주택 가격이 2023년 대비 20~25% 하락할 것이라고 지난달 경고했다.
한국 주택 시장도 하락세가 점쳐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주택 가격이 수도권에서 2.5%, 비수도권에선 3.0%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올해 주택 가격 하락률도 전국적은 3.5%에 이른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주택시장이 위축하는 데는 금리 영향이 크다.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고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은 앞다퉈 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7차례 인상, 4.25% ~4.5%까지 올렸다.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초 1.00%였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현재 3.50%까지 올랐다.
뫼베르 애널리스트는 “3.5%~4%대 모기지 금리를 생각하면 투자자를 위한 더 높은 임대 수익률을 얻어야 한다”며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점을 감안하면 (금리 수준에 맞는 임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가격이 하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반등도 금리와 무관치 않다. 모기지 전문매체 모기지뉴스데일리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 평균 약정 금리는 지난해 10월 7.37%로 정점을 찍고 17일 기준 6.17%까지 내려왔다. 실제로 미국모기지은행협회가 집계한 지난주 모기지 신청 건수는 지난주보다 28% 증가했다.
미국 주택업계에선 시장 반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제리 콘터 NAHB 회장은 “이번 주택 시장 사이클에서 사업자 심리가 12월 저점을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업자 심리 개선은 인·허가, 착공 사이클 저점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올 하반기 주택 건설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