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오페라단 ‘아틸라’의 한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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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 창단 60주년을 맞은 국립오페라단은 로마 사극의 엄숙함과 전쟁의 잔혹함을 담은 대작 오페라 ‘아틸라’로 지난 7~1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과 만났다. ‘오페라의 거인’으로 불리는 주세페 베르디의 아홉 번째 작품으로, 이탈리아가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의 지배를 받고 있던 19세기 중반 베르디가 조국 이탈리아 독립의 염원을 담아 작곡한 숨겨진 대표작이다.
작품은 5세기 중반 유럽을 침략한 훈족의 왕 아틸라를 주인공으로 한다. 이민족의 침입에 대항했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다루는 거대한 스케일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초연 당시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60년 동안 한국 오페라를 이끌어온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젊은 거장인 발레리오 갈리의 지휘 아래 베이스 전승현, 박준혁이 주인공 아틸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전승현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극장 캄머쟁어(Kammersanger, 궁정가수) 작위를 수여받은 정상급 베이스로 이번 무대에서 살아있는 ‘아틸라’를 보여줬다. 에치오 역의 바리톤 유동직·이승왕, 오다벨라 역의 소프라노 임세경·이윤정 등의 활약도 빛났다.
△한줄평=“평소에 자주 연주되지 않는 베르디의 ‘아틸라’는 성악가들의 뛰어난 연기, 발성, 표현력에 무대, 의상, 영상효과가 더해져 청중의 몰입과 감동을 이끌어냈다. 또 공연에서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한 합창이 극의 활력과 생동감을 만들어냈고 오케스트라와의 조화도 훌륭했다.”(왕치선 음악평론가), “안성맞춤 캐스팅과 고전적인 무대의 무게감이 빛났던 완성도 높은 작품.”(이나리메 작곡가·음악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