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원 굴리는 블랙록 회장…"인플레이션 일시적이지 않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이데일리, IIF 연례 멤버십 총회 참석
  • 등록 2021-10-13 오전 5:20:51

    수정 2021-10-13 오전 5:20:51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12일 오후 12시50분(미국 동부시간 기준)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멤버십 총회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IIF 멤버십 총회 캡처)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이끄는 래리 핑크 회장은 12일 오후(현지시간)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멤버십 총회 둘째날 참석해 “높아지는 에너지 가격은 소비심리를 짓누를 수 있다”며 이렇게 경고했다.

IIF는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의 400여개 대형 민간은행과 투자기관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국제금융기관 연합체다.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화상으로 열리고 있으며, 이데일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직접 참석했다.

지난 1988년 창업 후 33년째 블랙록을 이끌고 있는 핑크 회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월가의 리더다. 블랙록은 운용 자산이 무려 9조5000억달러(약 1경1368조원)에 달하는 굴지의 자산운용사다.

핑크 회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의회의 추가 재정정책 등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다만 “현재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폭등)을 부르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은 지속하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핑크 회장은 에너지 대란 외에 임금 인상 흐름 역시 주목했다. 핑크 회장은 “일부 기업들의 노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부 수당이 부족해지면 임금은 더 빠른 속도로 오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긱 이코노미(gig economy·기업들이 정규직보다 필요에 따라 계약직 혹은 임시직으로 인력을 채용하는 경향이 커지는 경제) 하의 근로자들이 전통적인 연금과 다른 정부 수당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자들은 더 많은 유연성을 갖게 됐지만, 사회 전반으로 보면 회사와 임직원 사이의 관계를 상당 부분 잃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흐름이 최근 급격한 임금 인상의 주요 요인이라는 게 핑크 회장의 얘기다.

핑크 회장은 세계적으로 ESG 투자 열풍을 주도하는 인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세계는 아직 그린 에너지로 전환할 적절한 계획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주요 은행들이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대출을 끊고 있는 것은 단기적인 초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흐름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같은 거대한 탄소 국가들을 돕는 것”이라며 “탄소에 대한 적절한 부채 수요에 초점을 맞추는 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개발도상국들이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향후 30년간 매년 1조달러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현재 신흥국들은 연 1500억달러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대로 가면 장기적인 탄소 중립 사회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오전 연례 총회에 나온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WB) 수석이코노미스트(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역시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를 강하게 표했다.

라인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급등은 공급망 충격 속에 지속할 수 있다”며 “정책 당국자들은 경기 부양책을 펼칠 때 경제 회복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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