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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정부는 국민들에게 위드 코로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위드 코로나가 방역을 포기하거나 단순히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방역으로 전환하는 것임을 구체적인 로드맵을 통해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이 위드 코로나를 코로나19 이전처럼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지내는 것이라고 오해한다면 이미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다른 선진국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려다 이전보다 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4차 유행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보건소 방역인력 수는 작년 봄 하루 50명 내외일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역학조사가 신속하고 충실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결과 장기간 계속되는 집단감염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새로운 감염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작년 여름 약 80% 수준이었던 신규 확진자 중 자가격리된 접촉자의 비중이 올 추석 연휴에는 28%까지 낮아졌다. 이번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도 이동량 증가 때문이 아니라 부실한 역학조사로 방역망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염이 많아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에 비해 확진자 수가 수십 분의 일에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병상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위해 확보한 병상은 전체 병상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전체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전체 코로나 환자 4명 중 3명을 치료하고 있다.
민간병원과 공공병원을 아우르는 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소수의 공공병원만으로는 늘어나는 확진자를 감당할 수 없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의 중환자실 15%(약 1500병상), 일반병실의 15%(약 2만병상)를 확보하면 하루 최대 확진자 1만명이 발생해도 문제없이 대응할 수 있다. 전체 확진자 중 중환자는 약 1.5%, 입원환자는 약 20% 수준이고 이들의 평균 재원일수가 약 10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 단지 서류상으로는 병상이 있지만 실제 환자는 입원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병상과 인력, 시설, 장비, 진료체계를 함께 개편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무증상 또는 경증환자에 대해 재택치료를 활성화하는 체계도 병행될 일이다.
미접종 노인 100만…백신 접종률 더 높여야
김 교수는…
△서울대 의학 학사·동대학원 석·박사 △제3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소장 △보건복지부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 부단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