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입은 뮤지컬' 장르간 융합으로 글로벌시장 넘어라

[아이돌 뮤지컬 전성시대]③
아이돌·뮤지컬 '윈윈'하려면…
전세계적인 인기 'K팝' 소재로 활용
새로운 장르 개척해 공략 나서야
  • 등록 2021-10-01 오전 5:55:00

    수정 2021-10-01 오전 5:5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아이돌 출신 배우들은 이제 한국 뮤지컬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향후 공연시장이 정상화되면 3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하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K팝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뮤지컬도 K팝을 적극적으로 차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창작진이 모여 브로드웨이 정식 초연을 준비 중인 뮤지컬 ‘케이팝’의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장면(사진=이데일리DB)
국내 여성 공연전문기획자 1호인 뮤지컬 전문가 이유리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K팝이 K컬처에서 중요한 상품적 가치를 갖고 있는 하나의 장르로 정착되고 있다”며 “이러한 K팝이 뮤지컬의 새로운 소재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 아이돌 문화 자체가 꽤 독특한 만큼 아이돌 스토리 자체를 갖고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뮤지컬 제작사와 아이돌 회사의 협업 또한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국내에서 아이돌을 소재로 한 뮤지컬 제작이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09년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룹 빅뱅의 자서전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원작으로 하는 창작뮤지컬 ‘샤우팅!’이 제작됐다. 멤버 승리, 대성을 캐스팅해 기대를 모았으나 개막 직전 교통사고로 대성의 출연이 무산됐고, 작품 자체도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등 일종의 ‘흑역사’로 남았다.

오히려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한 제대로 된 뮤지컬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출신 작가 제이슨 김이 극본을 쓰고 작곡가 헬렌 박, 맥스 버논이 작곡과 작사로 참여한 뮤지컬 ‘케이팝’(K-POP)이 최근 브로드웨이 초연을 위안 오디션을 진행 중이다. 한국 대형기획사가 K팝 가수를 훈련시켜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2017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먼저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지혜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이돌과 뮤지컬이 윈윈하기 위해선 뮤지컬이 먼저 자신의 색깔을 바꿔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K팝 음악을 빌린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K팝과 뮤지컬 장르간의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지 교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케이팝’처럼 우리 뮤지컬 시장도 K팝 문화를 뮤지컬 안으로 가지고 와 각 장르가 결합된 새로운 또 하나의 ‘뮤지컬’을 만드는 작업을 할 수 있다”며 “창작뮤지컬이라는 기존의 색깔에서 벗어나 아이돌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향해 가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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