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지출이 늘다보니 가계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재정을 투입한 소득 보전 외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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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 소득분배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처분가능소득 기준 1분위(하위 20%)대비 5분위(상위 20%) 배율은 6.30배로 전년동기대비 0.59배포인트 하락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간 소득 격차가 줄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자리 격차는 도리어 확대됐다. 3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가계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1분위 가구주 중 취업자는 158만 201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7.0%(11만 8624명) 감소했다. 전체 5개 분위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저소득층일수록 고용충격을 직격으로 받는 임시·일용직 비중이 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5분위 가구주 취업자는 같은기간 2.1%(8만 1695명) 늘어난 391만 9181명이다. 3분위와 4분위 가구주 취업자는 각각 1.3%(4만 7885명), 0.6%(2만 3733명) 증가했고 2분위는 0.8%(2만 5010명) 감소했다.
이처럼 고소득층 일자리는 늘고, 저소득층은 줄었음에도 소득격차가 감소한 것은 재난지원금 등으로 정부가 벌어진 틈을 메운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적극 정책 대응으로 소득 5분위 배율이 2분기 연속 개선됐지만 시장소득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며 “재정이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완화하고 분배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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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임대차 3법 도입 영향 등으로 전·월세값이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올해 1분기 현재 전셋집에 머물고 있는 1분위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8234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9% 올랐다. 같은기간 5분위의 경우 2억 5151만원으로 14.1% 내렸다.
주요 비소비지출 항목인 경상조세(소득세·재산세 등)·비경상조세(양도세·퇴직세 등)·사회보험료 지출을 따져보면 1분위는 지난해 1분기 3만 578원에서 올해 1분기 3만 7989원으로 24.2% 늘었다. 5분위(98만 8696원)는 같은기간 3.5% 증가에 그쳤다.
정부 지원금이 소득을 지탱했지만 알게 모르게 새어나가는 지출이 많다보니 저소득층 살림살이는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저축, 자산 구입,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흑자액의 경우 1분위는 마이너스(-) 39만 6721원으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5분위는 329만 7462원 흑자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정 지원이 저소득층 소득 보전 일부 기여했지만 작년 고용 충격이 컸고 현금 지원은 고소득층에게도 돌아가기 때문에 근본 소득 불평등 해소에는 부족했다”며 “지속가능한 소득 분배 개선을 위해 저소득층 대상 양질의 일자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일자리에서 소외된 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