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5G 초연결시대, '교육 혁신'만이 살 길이다

  • 등록 2019-04-17 오전 5:00:00

    수정 2019-04-17 오전 5:00:00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대한민국은 최근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정도로 초연결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LTE보다 10여배나 빠르다는 5G 인프라도 통신 장비나 콘텐츠를 해외에 의존한다면 남 좋은 일만 되기 십상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이 경쟁 우위에 있는 분야에서 5G 서비스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교육은 최빈국이
었던 한국을 이만큼 성장시킨 원동력이므로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이다. 문제는 초연결 시대에 세계적으로 교육 혁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 교육에 머물러 있다는 데 있다.

선진국에서는 온라인 공개수업 MOOC가 퍼지고 있으며, 캠퍼스 없는 대학 미네르바스쿨과 신기술로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려는 싱귤래러티 대학 등 혁신적인 대학들이 생겨나고 있다. 반면 우리 대학은 혁신은커녕 신입생 인구 절벽을 맞아 한해, 한해 생존하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기업들은 대졸 신입사원의 교육에 평균 6000만원을 쏟아 부을 정도로 대학 교육을 신뢰하지 않는다. 대학은 학생들이 학점 따기 쉬운 과목을 위주로 수강을 하니 방법이 없다고 항변한다.

학생들은 더욱더 답답하다. 어려운 전공과목을 열심히 공부해봤자 취업에 별반 도움이 안 되니 쉬운 과목 위주로 재빨리 학점을 채운 후 취업 준비에 매달린다. 영어 능력시험과 각종 스피킹 테스트, 한국사 능력시험, 면접 컨설팅도 필요하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학생들이 취업 교육에 쓰는 돈은 연평균 223만원에 달한다.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초·중등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대학 입학을 위해 특목고에 들어가고, 유치원 때부터 학원을 전전한다. 아이러니하게도 20여년을 죽도록 노력하는데도 정작 학생들은 직장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됐을까? 어쩌면 우리 사회 전반에 흐르는 조바심 때문에 첫 단추가 잘못 채워진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지속해서 선행학습을 하며, 기초를 다지기보다는 시험만 잘 보는 기계로 변하는지도 모른다. 정작 인공지능으로 기계는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는 잘 뛰어놀고,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으며, 말하고 쓰는 역량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호기심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중등과정에서는 언어, 수리, 과학, 인문사회 등 기본 교과를 차근차근 추론하며 원리를 깨우치도록 가르쳐야 한다. 끊임없이 사고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과목을 융합하고, 통폐합해 학생들의 부담을 대폭 줄여주어야 한다. 2040년께에는 1000달러짜리 컴퓨터가 인류 전체와 맞먹는 연산 능력을 지닌다고 하는데, 단순히 지식을 쌓는 교육은 의미가 없게 된다.

초·중등 교육의 성패는 결국 대학 입시에 달려 있다. 학생 선발권을 전적으로 대학에 줘 대학이 자신의 건학 이념에 맞는 학생을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대학은 학습 역량과 창의성, 올바른 가치관을 보유한 학생을 잘 뽑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교한 입학사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대학에서는 전공 역량과 의사소통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등 기업이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키워주고, 기업은 자기 회사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보유한 학생을 잘 뽑으면 된다.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별도로 돈을 들여 스펙을 준비하고 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취업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대혁신 없이는 우리 자식들이 다가올 미래에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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