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영상으로 말해요"…유통가 달라진 채용 풍속도

입사 지원자, 의무사항 아니지만 영상 통해 '스펙' 부각
유튜브 활용한 채용 설명회도…궁금증 실시간 해소
어떤 인플루언서 팔로우 하나 묻기도…"트렌디한 인재 확보"
  • 등록 2019-04-11 오전 5:15:00

    수정 2019-04-11 오전 5:15:00

11번가가 유튜브로 인턴 채용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11번가)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영상으로 정보를 취득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시대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를 중심으로 유통가의 채용 풍속도 달라지고 있다. 문자보다 영상이 익숙한 1990년대생의 사회생활이 본격화하면서 입사 지원 및 면접 과정에서도 동영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한 이베이코리아의 마케팅 경력직 채용에서 다수의 지원자가 직무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영상으로 편집해 제출했다. 영상을 통한 포트폴리오 제출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소비자가 쇼핑에 대한 기본 정보나 최신 트렌드를 접하는 환경이 되자 지원자 스스로 정형화된 스펙 외에 강점을 부각하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이다.

11번가는 이달 초 젊은 인재 채용을 위해 처음으로 유튜브를 활용한 ‘2019 상반기 인턴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채용 과정과 직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11번가 구성원들이 온라인 설명회에 참여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기본적인 질의뿐 아니라 ‘야근 많나요?’, ‘코딩테스트 난이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개발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등 라이브 댓글을 통해 실제 생활과 밀접한 질문에 대한 소통도 이뤄졌다.

11번가는 취업준비생들이 궁금해하는 직군별 업무 내용에 대한 영상을 추가로 제작해 선보일 계획이다.

동영상뿐만이 아니다.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을 통해 지원자의 관심사와 회사의 인재상이 부합하는지를 살펴보는 곳도 있다.

실제 한 홍보대행사에서는 인턴·신입사원 채용시 1차 서류 전형에서 개인 SNS 채널을 미리 살펴 개인의 관심사를 사전에 파악해 소통 역량을 가늠한다.

2차 면접시에는 어떤 콘텐츠를 주로 시청하고, 어떤 인플루언서(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개인)를 팔로우 하는지 물어보면서 트렌드를 얼마나 따라가는지, 이전과 달라진 업무환경에 역량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처럼 유통가가 채용 과정에 변화를 주는 이유는 글보다 영상으로 말하는 시대를 맞아 능력있는 젊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미 1인 크리에이터는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상위권이 된지 오래이며,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기록하는 ‘브이로그(Vlog)’가 ‘핫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정도로 영상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영상 장비의 판매 급증도 이를 방증한다. 최근 한 달 동안(3월1일~31일) 옥션에서 판매된 스튜디오·영상 장비가 최대 14배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카메라가 흔들리는 것을 잡아주는 장치인 짐벌은 846%, 카메라 두 대 간격을 고정해 입체 효과를 내는 전문 장비 ‘러그’는 1343% 판매가 신장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정형화된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필요로 하는 직종을 중심으로 채용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며 “소비자와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상과 SNS에 민감한 젊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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