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받았지만 걱정이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충전소가 아직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서울·수도권이 아닌 지방은 더욱 열악하다. 모델3(1회 충전 346㎞)를 타고 고향인 경주를 다녀오려면 도중에 충전을 해야 하는데 충전소가 마땅치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결국 장거리여행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테슬라 모델3로 가상해 본 멀지 않은 미래. 전기차는 여전히 희망이면서 걱정이다. 최근 모델3 사전예약 1주만에 32만5000명이 몰린 것은 전기차의 시장성을 확인한 일대 사건이다. 당장 가격·유지비용이 휘발유나 경유, 액화석유가스보다 저렴하다.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가상시나리오에서 보듯 실제 운행에선 적잖은 제약이 뒤따른다. 전기차 인프라의 후진국인 한국에서는 절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 모델3의 돌풍을 아이폰 출현의 데자뷰로 보는 모양이지만 사실 아주 다르다. ‘혁신’이란 점에서 둘은 공통점이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과는 현저히 다른 배경이다.
둘째, 국내 판매가격을 단정할 수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보조금 포함 4000만원 이상으로 전망한다. BMW i3 등 모델3와 비슷한 전기차의 국내 평균가격은 6000만원 정도. 그런데 국내 판매·정비망을 구축해야 하는 테슬라로선 4000만원 이하가 힘들다는 계산이다.
마지막으로 주변 인프라다. 지난해까지 국내 등록 전기차는 5767대. 이 중 63.9%가 서울·제주에 집중됐다. 하지만 전기차의 증가를 충전소가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에선 337기를 운영 중이다. 평균 17.1대가 한 개의 충전기를 쓰고 있는 셈이다.
물론 테슬라 돌풍이 몰고 온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자동차업계는 모델3든 현대차 아이오닉EV든 전기차가 많이 나와줘야 운행환경을 조성할 거란 분위기다. 그러나 테슬라 모델3에서 시작한 전기차 혁명은 자동차를 플랫폼으로 삼는 최종목표로 대중화의 흐름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자동차의 핵심이 정해지지 않았고, 테슬라의 역할론, 세제혜택 등 인위적인 상승분위기가 깨지면 또 한 번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테슬라가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수 있지만 자칫 문제가 생기면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테슬라 모델3의 매력에 지나치게 몰입해서는 곤란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