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방한, 한·중관계 새로운 이정표로

  • 등록 2014-07-01 오전 6:00:00

    수정 2014-07-01 오전 6:00:00

모레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된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평양보다 서울을 먼저 찾는 것은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북한이 이른바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였다는 점에서 이러한 관계변화 움직임은 중국이 추진해온 대(對)한반도 전략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외교정책에선 이미 ‘중한경조’(重韓輕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 주석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벌써 2년이 지났는데도 북한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그를 중국으로 초청하지도 않았다. 반면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까지 감안하면 취임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다섯 번째 만나게 된다.

시 주석의 방한은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시 주석이 북한의 핵보유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도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만큼 시 주석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낼 필요가 있다. 일본이 경제 지원을 미끼로 북한에 접근하려는 상황에서 북한을 효과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중국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방한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한·중의 ‘역사동맹’이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대한 양국의 공동대응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본 양국이 위안부 등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 맞서 서로 협력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얼빈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시안 광복군 표지석 설치 등을 통해 단단해진 양국의 과거사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양국이 경제협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조만간 3000억 달러를 돌파한다. 한·미, 한·일 간 교역액을 합한 것보다도 많다. 양국은 경제적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서로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1단계 마무리된 FTA 협상을 가속화해야 한다. 시 주석의 방한으로 양국관계 발전의 도약대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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