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19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시공사를 잡는 데 실패했다. 이 단지는 작년에도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한차례 입찰이 유찰된 전례가 있다.
조합은 3.3㎡당 2300만원을 웃도는 고분양가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을 반영해 아예 분양가 산정 권한을 건설사에 넘기는 등 사업조건을 대폭 완화했지만 사업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입지가 뛰어나 건설사 간 수주경쟁이 치열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시공사 선정에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서울 고덕주공2단지. 이 아파트는 지난해 말 두 차례째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단 한 곳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최근 서울 재건축 시장은 거래가 늘면서 가격을 조금씩 회복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말부터 4주 연속 상승해 이 기간 1.4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포주공 1단지 41㎡는 작년보다 1억원 오른 6억7000만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엔 분양만 하면 대박이 터지던 때라 조합의 무리한 요구도 받아들였지만 최근엔 분양가 자체가 큰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합이 요구하는 수준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많다”며 “특히 최근엔 매매차익에 대한 기대도 사라져 현금청산을 요구하는 조합원이 많아 사업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 대부분 미분양 책임 일부를 시공사에 떠넘기는 확정지분제 방식을 고수하는 것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분양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으로 큰짐을 떠안느니 차라리 공사비만 받는 도급사업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