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분석]SRE가 찍으면 신용등급 떨어진다

STX·대성산업·한진重 등급 강등..수차례 '거품' 지적
'업황침체→수익성·재무구조 악화' 닮은 꼴
  • 등록 2012-12-27 오전 7:22:39

    수정 2012-12-27 오전 7:22:39

[이데일리 임명규 기자] 연말을 맞아 기업들의 신용등급 조정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한 해 동안 실적이 부진했거나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은 신용등급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21일 STX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낮췄다. 지주회사인 STX(011810)를 비롯해 STX팬오션(028670) STX조선해양(067250) STX엔진(077970)의 회사채 등급은 A-에서 BBB+로 조정됐다. STX팬오션은 지난 6월 한신평으로부터 A에서 A-로 떨어진 등급을 받은 이후, 올해만 두 번째 강등이다.

자료: 한국기업평가
STX그룹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주력 계열사인 해운과 조선 부문의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그룹 전체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졌다. 지난 9월말 현재 계열사들의 총차입금은 12조원에 육박하며, 내년 만기도래 예정인 회사채도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대성산업(128820)도 6개월 만에 등급 하향 통지표를 또 받았다. 지난 6월말 A에서 A-로 강등된 데 이어 지난 20일 BBB+로 다시 내려갔다. 지난해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9월까지 106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순차입금은 1조2121억원, 부채비율은 248%로 재무 부담도 상당한 편이다.

한진중공업(097230)은 지난 21일 A 등급에서 A-로 떨어졌다. 조선업황 부진이 오래 지속되는 가운데, 필리핀 법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 9월말 현재 차입금은 3조원을 넘어섰지만, 수주 잔고는 줄어들고 영업 손실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업황 침체가 수익성과 실적 부진을 가져왔고, 빚은 점점 늘어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향후 업황이 회복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요인도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신용평가사의 단호한 결정이 내려졌다.

이데일리 신용평가전문가설문(SRE)에서 수 차례 ‘등급 거품’ 기업에 선정됐다는 점도 닮았다. STX팬오션과 대성산업, 한진중공업은 지난 10월 실시한 SRE에서 나란히 등급 부적정 기업 부문 1~3위를 차지했다. 당시 공동 3위에 오른 쌍용건설(012650)은 설문 직후 BBB+에서 BB+ 세 단계 강등됐다.

지난 4월 설문에서 ‘등급 부적정’ 2위에 올랐던 두산건설(011160)은 6월말 BBB+로 한 단계 떨어졌고, 3회 연속 선정된 웅진홀딩스(016880)는 9월 법정관리 신청으로 디폴트(D) 등급까지 추락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등급 적정성에 대해 회사채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채무상환능력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큰 기업은 신용평가사도 유심히 살펴보고 등급 평정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자료: 이데일리 SRE / 신용평가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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