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0월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태풍과 폭우 등 기상여건 악화로 지난 8, 9월 급상승했던 농림수산품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 값은 전월보다 30% 넘게 상승하며 나 홀로 고공행진을 이어나갔다. 배추, 양파, 파 등도 1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많이 올라 김장대란이 우려된다.
한국은행은 9일, 10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보다 0.7% 하락해 지난 7월 이후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농림수산품 가격이 전월보다 8.8% 떨어지며 전반적인 물가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가 추석수요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던 채소가격이 22.5% 급락했다. 축산물 가격도 7.9% 내렸다.
그러나 김장철을 맞아 주부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더욱 높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채소가격이 하락했지만, 무는 오히려 30.8% 올랐기 때문이다. 물기에 약한 무의 생육특성상, 태풍 여파에서 회복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채소와 과실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다는 사실 역시 체감물가를 높이고 있다. 채소 값과 과실 값은 1년 전보다 각각 18.3%, 32.1%씩 올랐다. 특히 김장철 채소로 여겨지는 배추, 파, 양파는 1년 전보다 각각 80.9%, 107.1%, 49.4%씩 올랐다. 무의 가격상승률은 109.6%였다.
공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0.6%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각각 1.4%, 0.1%씩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1차 금속제품 가격도 건설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2.0% 떨어졌다.
신창식 한은 물가통계팀 팀장은 “유럽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경기 역시 이전보다 나아졌다지만 아직 회복을 거론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부진한 글로벌 경제가 공산품 가격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서비스 물가는 단풍철을 맞아 운임비가 상승하면서 전월보다 0.2%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