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나비효과]대가의 투자법..종목에 답이 있다

  • 등록 2012-11-06 오전 6:07:00

    수정 2012-11-06 오전 6:07: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영향력있는 투자가의 포트폴리오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종목을 따라사기도 하고 이름 있는 자문사 포트폴리오를 따라하는 경우도 있다.

같은 이유로 주식 시장에 잘 알려진 개인 투자자들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국내 증시에서 ‘이민주’라는 브랜드가 보여주는 영향력은 절대 작지 않다. 이 회장이 투자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을 따라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 회장이 손해보는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IMF 외환위기 때 유동성 위기에 빠진 지역 유선방송사(SO)를 인수·합병(M&A)한 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을 설립했다. 호주계 투자은행인 맥쿼리가 주도해 만든 펀드는 지난 2008년 3월 이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씨앤앰 지분을 1조46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 회장의 이름 앞에는 ‘1조 거부’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이 회장의 투자 종목을 추종 매매하는 개인 투자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묻지마’식 추종 매매가 반드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국내 대형 운용사 매니저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은 주식시장에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이름난 투자가를 따라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며 “종목을 따라살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지 생각해보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단순하게 종목을 따라할 것이 아니라 투자대가로 불리는 사람들의 투자관을 짚어보는 것이 의미가 더 크다는 조언이다.

이 회장이 투자한 종목들을 보면 투자 기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세계 1위 업체 심텍, 국내 문자투표 서비스 사업 독점업체 인포뱅크, 1차전지 부문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세계 시장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비츠로셀 등을 보면 시장 내 지위는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로 추측된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시장내 지위가 확고한 업체들은 매출 변동 폭이 크지 않다. 이 회장은 피자헛을 제치고 국내 피자업계 1위로 올라선 미스터피자, 엠피케이그룹에도 투자했다.

바이오 업체에 투자할 때도 이 회장은 뚜렷한 투자철학을 보여준다. 마크로젠 메디포스트 등 투자한 종목을 보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술력 만을 앞세우는 바이오 업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마크로젠과 메디포스트는 현금 창출능력을 바탕으로 개발비 일부를 충당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이 있더라도 꾸준히 개발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면 상업화 단계까지 이르기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둔 투자라고 풀이됐다. 최근 유전자 정보 분석 업체 디엔에이링크에 직접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올 상반기 매출 43억원, 영업이익 2억5000만원, 순이익 2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한 증시 전문가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투자 검토를 하는 이 회장이 선택한 이유가 뭘까를 고민하다 보면 각자만의 투자관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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