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01.37포인트, 0.75% 하락한 1만3457.5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43.05포인트, 1.36% 떨어진 3117.73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5.30포인트, 1.05% 낮은 1441.59를 기록하며 중대 분기점인 1450선을 밑돌았다.
장 초반만해도 미국에서 7월중 대도시 집값과 전국 집값이 시장 예상에는 못미쳤지만 상승세를 이어갔다는 점이 위안이 됐고, 소비자신뢰지수가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 고위인사들이 3차 양적완화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발언들을 내놓으며 찬물을 끼얹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 산업재 업체인 캐터필러가 실적 전망을 낮춘 것도 우려를 조장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쪽에서는 국채매입 재개가 유럽연합(EU) 조약을 위반하느냐를 두고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분데스방크가 내부 법적 검토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시장심리를 다소 약화시켰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입찰이 부진해지며 유통시장에서의 금리가 뛴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 금융시장 불안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국채매입 재개로 불안을 야기한 근거없는 시장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 것이 낙폭을 줄였다.
실적 전망을 낮춘 캐터필러가 4.25%나 급락하며 지수 부담을 키웠다. 운송주 가운데 페덱스와 노포크 서던 역시 하락세를 보이며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확인시켰다.
전날 급락했던 페이스북은 장중 반등세를 지키지 못하고 또다시 2.45% 하락했고, 애플 역시 전날에 이어 또 2.5% 하락했다. AMD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칩 업체들도 FBR파이낸셜마켓의 목표주가 강등으로 2~5%씩 동반 하락했다. 구글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리서치인모션(RIM)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분기 가입자가 200만명 증가했다고 밝힌 뒤로 주가가 5% 가까이 급반등했다.
◇ 국채매입이 EU법 위반?..“ECB 적법성 검토중”
이날 독일 빌트지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ECB와 분데스방크가 내부 변호사들을 통해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EU조약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와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법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트지는 이같은 ECB의 행보는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조만간 유럽사법재판소(ECJ)에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ECB와 분데스방크가 이에 대비해 법적인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이는 재정적자에 휘청이는 회원국들에 대한 직접적인 금융 지원이 EU조약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은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CB의 국채매입 재개는 EU 규정을 전혀 위반하지 않았으며 ECB의 권한에 충실히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ECB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엄격한 조건을 언급하며 “이런 점에서 이는 무제한적인 국채매입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 美 집값 오름세 지속..시장기대엔 못미쳐
미국의 지난 7월 주요 대도시 집값과 전국 집값이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시장 예상치에는 다소 못미쳤다. 주택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케이스쉴러가 함께 발표한 7월중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계절조정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의 0.9% 상승은 물론 시장에서 예상했던 0.9%에 다소 못미친 것이었다. 다만 저점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계절조정하지 않은 집값도 전월대비 1.6% 상승해 앞선 6월의 2.3%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1.8% 상승에 못미쳤다. 다만 전년동월대비로는 집값이 1.2% 상승해 1.0%였던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주요 10대 대도시만 놓고 보면 계절조정 전월비로 집값은 0.4% 상승해 앞선 6월의 0.9% 상승보다 낮았다. 계절조정하지 않은 집값은 1.5% 상승해 역시 6월의 2.1%에 다소 못미쳤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6% 상승했다.
◇ 드라기 “유럽 금융불안, 정당화될 수 없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금융시장 불안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국채매입 재개를 통해 시장 불안의 원인인 근거없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드라기 총재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 참석, “현재 유로존 금융시장의 분열은 정당화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돼 있다”며 “이는 유로존 미래에 대한 근거없는 공포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환경 하에서 통화정책은 적절하게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ECB의 새로운 국채매입 프로그램은 이런 투자자들의 우려를 제거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이같은 ECB의 노력은 유로존이 더 안정적인 미래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국채매입을 재개하는 대신 스페인 등에 긴축 이행 등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국채를 매입하게 되는 국가의 경제를 개선시키기 위한 어떤 조건도 부여하지 않는다면 국채매입은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은 경제 개혁과 조건이 없다면 ECB의 시장 개입은 효과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드라기 총재는 “국채매입 재개를 포함한 ECB의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들은 독일에도 이득이 되는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들을 통해 유로존이 안정된다면 이는 독일 경제가 강해지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며 또 유로존이 더 안정된다면 다른 대외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완충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스페인·伊, 국채금리 또 상승..입찰 수요부진 탓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 재개 확정 이후 빠르게 하락하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서서히 뛰고 있다. 국채 입찰 수요가 부진한 탓이다.
스페인 3개월 국채의 경우 낙찰금리가 1.203%로, 한 달 전 실시했던 입찰에서의 0.946%에 비해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이처럼 국채 가격이 하락했는데도 입찰 수요는 오히려 발행액의 3.29배에 그쳐 종전 입찰의 3.35배보다 낮아졌다. 6개월 만기 국채 낙찰금리도 2.026%에서 2.213%로 높아졌다.
또한 이탈리아의 2년만기 국채 입찰에서도 발행액 대비 응찰 비율은 1.65배로, 지난달 입찰에서의 1.95배에 비해 낮아졌다. 아울러 네덜란드가 실시한 20년만기 국채 입찰에서도 낙찰금리가 평균 2.497%로, 종전 입찰에서의 2.342%보다 금리가 올라갔다.
이에 따라 유통시장에서 2년만기 스페인 국채금리는 하루새 0.13%포인트(13bp) 상승한 3.16%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도 7bp 상승해 5.76%를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의 2년만기 국채금리는 5bp 올라 2.30%를 기록하고 있고 10년만기 국채금리는 5bp 상승한 5.10%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독일 2년만기 국채금리는 이틀째 하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