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21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
4·11 총선 서울 동작 을 지역구에 출마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의 고민은 민심의 바닥에 팽배한 ‘정권심판론’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여부다.
2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남성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정 후보가 ‘큰 인물’이라는 점은 인정했지만 선뜻 “새누리당 후보를 뽑겠다”고 말하지 못했다. 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이들은 한결같이 “당보다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7년 동안 전통김 가게를 꾸려온 이원진(46)씨는 “정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달리 매주 시장에 들른다”며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이씨는 그러나 “누구에게 투표할지 더 지켜봐야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정 후보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주민과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는 이날 지하철 이수역 인근에서 주민에게 출근 인사를 하려다 돌연 장소를 변경해 근처 골목에서 주민에게 악수를 청했다. 유동 인구가 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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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후보는 인사차 지역 산악동호회를 찾았다. 하지만 되돌아온 반응은 막상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산행길의 버스에 오르려던 이채숙(66)씨는 “지역에서 도로를 넓혀주는 등 해준 일이 많은 후보가 좋다”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의 유용 기획단장은 “우리가 ‘규모’나 ‘물량’에서 이길 수는 없다”고 하소연했다. 유 단장은 그러면서도 “다만 이 후보는 식당에 들어가서 인사를 하더라도 장사를 방해할까봐 미안해하고, 시장 물건값도 세심히 본다”며 이 후보의 ‘서민성’을 내세웠다.
실제 이날 지하철 이수역에서 출근 인사에 나선 이 후보는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이었다. 정 후보가 주민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면서 스킨십을 늘리고 있었다면, 이 후보는 허리를 90도로 숙여가며 공손하게 인사했다. 이 후보가 입은 외투에 ‘동작을 땀으로 바꾸겠습니다’란 문구가 선명했다.
두 후보는 다른 방식의 표심잡기 전략만큼이나 묘하게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인물론’을 강조하는 정 후보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로서 유력 대선후보, 한나라당(옛 새누리당) 대표를 거친 전국구 정치인이다. ‘서민성’을 강조하는 이 후보의 경우 현대중공업 평직원으로 시작해 현대차와 현대카드 최고경영자(CEO)까지 올랐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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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을에 출마한 김종철 진보신당 부대표의 ‘완주 여부’도 주목 거리다. 김 후보가 이 후보와 연대 또는 통합할 경우 선거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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