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 사태부터 ELW 공판까지 증권가는 마음을 졸였고, 한국형 헤지펀드의 첫 시동에 기대감과 아쉬움이 등장하기도 했다. 유럽 재정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본격 영향을 미칠 때 등장한 `옵션 대박녀`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옵션에 대한 허황된 꿈을 심어주기도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증권가. 2011년 증권가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본다.
◇한국형 헤지펀드 첫 시동 올해 증권가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이다. 지난 12월23일 9개 운용사가 12개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하며 한국형 헤지펀드의 첫 항해가 시작됐다.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이 유상증자 등으로 프라임브로커 등록을 완료했다. 설정규모는 1500억원. 당초 기대와는 달리 미미한 출발이었다. 다만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단계인 만큼 과도한 흥행보다 꾸준히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것이 업계의 각오다.
◇ELW 관련 12개 증권사 대표 기소..무죄판결
지난 6월23일 12개 증권사 전·현직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이 검찰에 기소됐다. ELW 상품을 판매하며 초단타매매자(스캘퍼)에게 부당한 편의를 제공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였다.
그러나 지난달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에 이어 최근 제갈걸 HMC투자증권 대표이사 역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결국 스캘퍼로 인해 개인이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스캘퍼가 없다고 해도 개인이 손실을 볼 수 있음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다.
연이은 무죄판결에 한동안 위축됐던 증권가도 다소나마 안도하는 분위기다. 얼어붙었던 ELW 시장도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고섬 사태는 국내 기관들의 외국 기관에 대한 시선을 싸늘하게 바꿔놨다. 차이나 디스카운트 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중국고섬은 중국 자회사를 둔 홍콩 지주회사로, 싱가포르에 1차 상장한 뒤 국내에 DR(주식예탁증서) 형태로 2차 상장돼있다.
현재 소액주주들은 부실한 상장절차 등을 이유로 상장주관사인 대우증권과 한화증권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여부는 내년 3월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는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내년 3월15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증권가 `옵션대박녀`로 시끌
유럽 재정위기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8월초 30대 초반의 여성이 풋옵션을 매수해 소위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는 증권가에서도 한동안 뜨거운 주제였다.
파생상품 구조를 전혀 모르는 생 초보가 `주가가 빠질때는 풋옵션을 사라`는 선배의 한마디에 1700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고, 이후 5일동안 쳐다도 안보다가 13억원으로 불렸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 이 이야기의 진위를 두고 증권가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한번쯤 꿈꿔봤을 법한 환상이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환상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이 팽배해졌고,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환상에 찬물을 끼얹느라 바빴다.
증시 전문가들은 "옵션 시장은 아주 위험이 큰 만큼 갑자기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깡통을 찰 확률도 그만큼 높은 곳"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