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 등록 2011-08-06 오전 6:54:43

    수정 2011-08-06 오전 6:54:43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최고조에 이르렀던 주식시장의 공포가 차츰 사그러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장중 다우지수가 416포인트나 출렁일 정도로 변동성이 여전히 컸지만, 일방적인 매도 우위는 감지되지 않았다. 반등할 때 매물도 나왔지만, 낙폭이 커지면 저가 매수도 때 맞춰 유입됐다.

펀드 환매에 따른 매도든, 공매도든, 마진콜에 따른 반대매매든 시장에 쏟아져 나오던 매물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징후다.

밀러 타박사의 피터 부크바르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전환점(터닝포인트)에 근접했다는 느낌을 어제 받았다. 이미 시장은 지난 2008년 10월과 2009년 3월에 나타났던 저점에서보다 더 과매도 상태다. 이 상황이 더 갈 순 없다.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지난주 펀드동향을 봐도 이번주 이런 매도우위 장세를 이해할 수 있다.

지난 한 주에만 주식형 펀드에서 112억달러가 순유출됐고 특히 미국 주식형 펀드는 8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반면 금펀드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펀드로 2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같은 자금흐름은 지난 2차 양적완화 기간중 채권이나 금펀드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주식으로 몰렸던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이번주 들어 주춤했다.

이처럼 매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그 만큼 시장의 하방압력이 줄어든다는 뜻이다. 또 그 만큼 매수하려는 쪽도 자신을 가질 수 있다는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시장스트래티지스트는 "매도하려는 쪽이 많이 줄었다"며 "분명히 오늘부터 숏커버링이 일부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투자자들은 무엇이 반등 모멘텀이 될지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반등 모멘텀은 아무래도 경제지표에서 찾아야할 것 같다.

블랙스톤 어드바이저리파트너스의 바이런 빈 부회장은 "매도공세가 절정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오늘이나 다음주 월요일쯤 꺾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쪽에서 매수기회를 노리고 있다. 고용보고서에 이어 경제지표쪽에서 펀더멘털 개선 징후를 더 보여준다면 주가는 바닥을 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은 먹구름이 완전히 걷힌 상태가 아니니 이전보다는 더 신중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장중에 지속적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설도 나왔던 터다.

키코프사의 브루스 맥케인 스트래티지스트는 "S&P사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그래서 지금은 좀더 신중해야져야할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이날 장중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VIX지수는 39.25까지 올라갔다. 조 쿠식 옵션스익스프레스사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2주일새 VIX지수는 거의 90% 가까이 급등했다"며 "유럽 위기나 글로벌 더블딥, 기업실적 악화 등의 우려감이 여전히 투자자들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어플리에이츠의 롭 아놋 회장은 "2년반 전에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쌓였던 시점에 탐욕이 극에 달했다"며 "그러나 오늘 장을 본다면 투자자들이 그렇게 공포에 빠져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주가가 더 싸질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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