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양도세 중과폐지 "매물증가 가격하락"

양도세중과폐지 되레 집값 약세 부채질
다주택자 기간 구애받지 않고 매각 가능
  • 등록 2009-03-15 오후 12:07:00

    수정 2009-03-15 오후 12:05:36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오는 16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폐지된다.

종전에는 2주택자는 시세차익의 50%, 3주택 이상은 시세차익의 60%가 부과돼 왔다. 다만 정부는 올해와 내년의 경우 2주택자는 기본세율을, 3주택자는 시세차익의 45%를 한시적으로 적용해 왔다.

이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줬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침체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란 의견도 내놓고 있다.

◇ 매물 증가, 집값 하락 가속화할 수도

주택경기가 안정된 상황이라면 거래와 가격 상승의 기폭제로 작용하겠지만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침체 상황에선 별 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집값 하락폭을 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불경기에 세금이 줄어들면 집주인들이 매물 가격을 낮추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자금 사정이 급한 다주택자의 경우 가치가 떨어지는 지역 내 주택부터 처분할 것"이라며 "집주인의 경우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집값을 더 낮춰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질 것이고 단기적으로 주택시장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단기적인 악재로 나타나겠지만 결국에는 시장 정상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 "짧게 보면 이번 조치를 계기로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가격이 충분히 떨어졌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저가 매수 세력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경기 회복 신호가 감지될 경우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번 조치가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부양하는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1주택자 등 묻지마 매입 신중해야

양도세 중과가 폐지되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와 추가 매수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대출 부담으로 급하게 매각하려는 다주택자라면 매각 순서나 조건을 잘 따져보고 결정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김재언 삼성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가격이 덜 오를 만한 것부터 우선 매각하고, 가격 상승 여력이 높은 것은 보유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며 "대출 부담 등 급하게 집을 처분해야 할 사람이라면 시세보다 다소 낮게 매물을 내놓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급하게 처분할 필요가 없는 다주택자라면 기간에 상관없이 양도세 부담이 동일해졌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빨리 팔아야할 상황이 아니라면 매수세가 살아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며 "여유가 된다면 경기 사이클에 맞춰 1년 정도 더 주택을 보유해도 괜찮다"고 강조했다.

다주택 양도세 중과 폐지는 1주택 보유자나 집을 통한 부동산 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 입장에선 기회가 될 수 있다. 집을 늘려가는 것에 대한 양도세 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묻지마 매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그동안 집값 하락이 상대적으로 컸던 매물을 대상으로 선별 접근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 상황을 차분히 주시하면 매수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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