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확인된 경제지표는 미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끔찍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11월 고용감소는 월가 전망치 33만~35만명보다 무려 20만명 가량이나 많은 53만명에 달했다. 34년래 가장 많은 수치였다.
3분기 모기지 연체율과 주택차압비율도 각각 6.99%와 2.97%에 달했다.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쉽게 말해 모기지를 받은 미국 가정 10곳중 1곳이 집문제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국제유가가 4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기름먹는 하마 미국경제의 바로미터들이 하나같이 끔찍한 것으로 확인되자, 수요회복 기대감이 물건너갔다는 비관론이 확산됐다.
배리 제임스 제임스투자리서치 대표는 "악재들이 쏟아졌지만, 사람들은 경기가 안좋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오히려 시장이 과매도 됐기 때문에 소위 베어마켓 랠리를 겨냥해 들어갈만 하다"고 블룸버그통신에서 말했다.
기술적으로만 본다면 그의 말이 틀리지 않다. 이날 급반등에도 불구하고 주간단위론 S&P 500 지수가 3.3% 떨어졌고, 다우 지수는 2.2% 하락했다. 올 연간으로도 뉴욕증시는 평균 40% 이상 급락한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기회를 노리던 저가매수세력들이 하트포드라는 재료가 출현하자, 금융주를 중심으로 사자주문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제임스 대표의 언급처럼, 이날 매수세가 장기투자 성격보다는 베어마켓 랠리를 겨냥한 단타자금일 가능성이 있다.
보험주를 폭등시킨 매수세력들도 보험감독관협의회(NAIC)가 조만간 연금운용사들의 자본금 충족기준을 완화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듯 싶다.
물론 일부 장기투자자들도 이날 최악의 경기지표를, 중장기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했을 수 있다. 경기후퇴(recession)가 이미 1년째로 접어든 만큼 최악의 경기지표가 오히려 경기 반환점에 근접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