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간판 증권사들인 모간스탠리,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와코비아, 워싱턴 뮤추얼의 잇따른 최고경영자(CEO) 해임 소식 등으로 신용위기 우려감이 또다시 부각되면서 주요 지수를 끌어내렸다.
영국 최대 대부업체인 브래드포드 앤 빙글리가 신용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헐값 지분 매각에 나섰다는 소식도 여기에 한몫했다.
그 결과 금융주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또 월가 예상치를 웃돌긴 했으나 경기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5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건설지출의 두달 연속 감소세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503.82로 전거래일대비 134.50포인트(1.06%)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1.13포인트(1.23%) 급락한 2491.53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85.67로 14.71포인트(1.05%) 뒷걸음질쳤다.
한편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5월 ISM 제조업지수가 월가 예상보다 덜 악화됐다는 소식이 반영된 결과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7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41센트 오른 127.76달러로 마감했다.
◇S&P, 모간·메릴린치·리먼 신용등급 일제 하향..금융주 동반 하락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월가의 간판 증권사들인 모간스탠리(MS), 메릴린치(MER), 리먼브러더스(LEH)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한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이번 조치로 모간스탠리의 신용등급은 종전의 `AA-`에서 `A+`로 낮아졌다.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경우는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S&P는 "이번 등급 조정은 투자은행 부문의 지속적인 취약성과 추가 상각 손실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JPM)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부정적` 의견을 부여했다. 또 씨티그룹(C)과 와코비아(WB)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모간스탠리는 2.5% 떨어졌고,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는 각각 2.9%와 8.1%씩 밀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간체이스는 각각 1.2%와 1.9% 뒷걸음질쳤다.
◇와코비아+WaMu CEO 잇단 해임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와 최대 대부업체인 워싱턴 뮤추얼의 CEO가 잇따라 서브프라임발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 소식도 신용위기가 아직 해결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다는 우려감을 자극했다.
와코비아(WB)의 CEO인 켄 톰슨은 7년여만에 첫 분기 적자 등을 사유로 해임됐다. 워싱턴 뮤추얼(WM) 이사회도 주가 급락 등 경영 부진의 책임을 물어 CEO인 케리 킬링거를 퇴진시켰다.
와코비아는 1.6% 밀렸고, 워싱턴 뮤추얼은 0.2% 뒷걸음질쳤다.
◇항공주, 애플 `하락`
항공주들은 올해 항공업계의 손실이 고유가 여파로 61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전망이 악재로 작용, 동반 하락했다.
애플(AAPL)은 1분기 미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이 줄었다는 소식에 1.4% 뒷걸음질쳤다.
◇美 5월 ISM 제조업지수 `예상상회`..위축국면은 `지속`
미국 전역의 제조업 경기를 가늠하는 공급자관리협회(ISM)의 5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48.6%(수정치)에서 49.6%로 개선됐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8.7%를 넘어선 것으로 예상밖 증가세다. 견조한 수출이 부진한 내수를 상쇄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ISM 제조업지수는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선 벗어나지 못했다. ISM 지수는 50%를 기준점으로 경기 확장과 경기 위축 국면으로 나뉜다.
◇美 건설지출 2개월 연속 감소
미국의 4월 건설지출이 0.4%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6%를 웃돈 수준이지만 두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같은 건설지출 부진은 주택경기침체로 민간 주거부문의 투자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민간 주거부문 건설지출은 전월대비 2.3% 줄었다. 반면 공공 프로젝트를 포함한 비주거용 건설 지출은 0.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