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현대모비스 `제동시스템, 세계적 수준으로`

  • 등록 2008-02-26 오후 12:00:33

    수정 2008-02-26 오전 11:11:17

[아르예플로그(스웨덴)=이데일리 김종수기자] "과거 30년이 보쉬 등 선진 메이커로부터 기술과 제품을 구매해 온 역사라면, 앞으로 30년은 자체 기술과 제품으로 선진 메이커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나가겠습니다."
 
스웨덴 아르예플로그에 자리잡고 있는 현대모비스(012330) 동계시험장. 26일 이곳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대뜸 이같이 말했다.
 
그의 당당함에서 올해 창립 31주년을 맞아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30년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저력이 느껴진다.
 
아르예플로그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500Km 떨어져 있다. 따라서 한겨울에 영하 30도를 오르내리고 얼음도 50cm 이상 얼기 때문에 최적의 동계시험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해 벤츠, BMW 등 전 세계 30여 업체가 이 지역 일대를 동계시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MOBIS’라는 간판을 따라 조금 들어가자 멀리 조그마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바로 동계시험장 사무동이다. 이 곳 동계테스트장의 ‘브레인’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 제동시스템 개발 아이템 및 전체 밑그림을 구상하는 야전사령부라 말할 수 있다. 

이곳에는 이승호 동계테스트 센터장(사진)을 비롯, 38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곳에 온지 두달여가 됐는데, 통상 오전 8시에 출근해 밤 10시 정도에 퇴근한다. 가끔 스키를 타러 가는 것 외에는 주말에도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추운 날씨와 글로벌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 맞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동계시험장은 크게 랜드트랙(Land Track)과 호수트랙(Lake Track)으로 나눠져 있었다. 쉽게 말해 일반 노면 트랙과 얼음길 트랙이라고 보면 된다.
 
랜드트랙은 사무동 바로 앞에 있다. TCS(구동력제어시스템) 시험을 위한 10도, 15도, 20도 ‘등판로’와 ABS(미끄럼 방지장치)와 ESC(차량자세제어장치)의 미끌림 시험을 위한 ‘비대칭로’, 시가지와 같은 블록을 설치해 놓고 주행 및 제동 성능에 관한 성능을 복합적으로 시험하는 ‘시가로’ 등 세 종류의 트랙이 설치되어 있다.
 
호수트랙은 사무동에서 차로 약 3분 거리의 카나약 호수 위에 설치돼 있다. 날씨가 워낙 추운 탓에 호수 전체가 70cm 두께로 통째로 얼어버린 천혜(?)의 환경을 지닌 곳이다.
‘ABS 직선로’, ‘ESC 범용 시험로’, 핸들링 코스 트랙, 선회 시험을 위한 서클 트랙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현대 'TG 그랜저', 'HD 아반떼', 기아 '세라토' 등과 포드, 르노의 주요 차량을 비교 시승해보았다. 현대모비스의 MEB는 시속 100km 이상의 눈길 위에서 급제동을 할 때도, 지그재그로 조향장치를 조작해도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부드럽게 자세를 잡아간다.
 
한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MEB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 세계 선진 메이커 수준에 근접했다고 자평한다"면서 "빠른 시간내 차량통합제어시스템 등 보다 발전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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