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임러크라이슬러 "현대차와 합작 중국에 엔진공장"

디터 제체 회장 인터뷰
중국 체리社 생산한 소형차 크라이슬러 상표로 내년 판매
‘품질높여 회생’GM·포드 전략은 소비자 인식 안바뀌면 소용없어

  • 등록 2007-01-10 오전 7:08:56

    수정 2007-01-10 오전 7:08:56

[조선일보 제공] 다임러크라이슬러가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중국에 엔진 공장을 세운다. 또 중국 체리자동차가 만든 소형차에 크라이슬러 상표를 달아 전 세계에 판매할 계획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그룹의 디터 제체(Dieter Zetsche·54) 회장은 8일(현지 시각)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중국에 현대차와 공동으로‘월드 엔진’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1998년 독일의 다임러벤츠가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합병해서 탄생한 세계 5위 자동차 회사. 제체 회장은 2000년 크라이슬러의 사장으로 부임, 연간 10억달러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을 2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지난해 1월에는 다임러크라이슬러 그룹회장에 임명됐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미국 크라이슬러 부문의 적자가 13억달러(약 1조2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자, 강도 높은 원가절감에 착수했다. 현대차와 월드엔진 합작공장을 추진하는 것도 원가절감을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월드 엔진은 현대차가 개발한 중형차용 세타엔진을 부분 변형한 엔진으로, 현재 크라이슬러 닷지 캘리버에 장착되고 있다. 다음은 제체 회장과 가진 일문일답.

ㅡ한국 자동차 업체와 제휴를 강화할 계획은.

“현재 현대차와 중국에 월드엔진 공장을 공동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또 중국에 진출한 한국 부품업체들과 협력할 용의도 있다.”

ㅡ2008년부터 중국 체리자동차가 생산한 소형차에 크라이슬러 상표를 달아 전 세계에 팔기로 결정한 이유는.

“체리가 생산한 소형차를 판매키로 한 것은 결국 가격경쟁력 때문이다. 중국의 생산기반 위에 크라이슬러의 기술을 접목시켜 선진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품질의 차를 만들 계획이다.”

ㅡ크라이슬러가 직접 소형차를 생산할 계획은.

“현재 미국이나 다른 지역에서 팔리는 소형차(주로 한국차나 일본차)와 비슷한 가격대로 만들 경우, 수익을 낼 수 없다.”

ㅡ현대차가 최근 노사문제로 글로벌 경영에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노사(勞使) 간 충돌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말하자면, 양쪽이 먼저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한 자세와 서로 협력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피할 수 없는 충돌도 있지만, 역시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 (강성으로 유명했던) 전미(全美)자동차노조(UAW)도 지금은 우리의 파트너가 됐다.”

ㅡGM·포드가 품질향상을 통한 회생을 시도하는데 그런 방법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제품이 좋아져도 제품에 대한 소비자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비용만 낭비하는 꼴이다. 품질만 강조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아주 천천히 변한다. 그게 우리가 당면한 현실이다. 무조건 판매량만 늘리는 데 급급해한다면 브랜드 자체가 갖고 있는 고유한 메시지가 없어진다.”

ㅡ현대차가 내년 초 고급세단을 내놓는다. 현대차가 장래에 벤츠의 경쟁자가 될 수 있을까.

“소비자가 결정할 문제다 . 최근 BMW·벤츠의 경쟁자로 새롭게 부상한 회사는 렉서스가 유일하다. 그만큼 시장진입이 어렵다. 현대차가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결과를 관심있게 지켜볼 것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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