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감소한 가운데 경제지표 부진이 주가 약세를 촉발시켰다. 1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예상 밖 부진을 기록하며 3년 반 최저치로 떨어져 경기 둔화 우려를 높였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기존 2.2%보다 낮은 2.0%으로 나타났다.
오전 장까지 보합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실망해 오후 내내 하락폭을 조금씩 확대했다.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 연이은 인수합병(M&A), 지표 부진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가능성 등 호재도 있었지만 지표 부진 자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진 못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1.66포인트(0.33%) 하락한 1만2422.21, 나스닥 지수는 11.76포인트(0.48%) 내린 2415.85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5.22포인트(0.37%) 떨어진 1418.31에 마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1.06달러(1.7%) 낮은 62.66달러에 마감했다.
◆3분기 GDP 2.0%..주택시장 부진으로 예상 하회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 달 전 2.2%보다 낮은 2.0%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2.2%도 하회했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5.6% 성장했으나 2분기 2.6%, 3분기 2.0%로 성장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주택시장 부진이 GDP 증가율 하향을 야기했다. 3분기 미국의 주거용 건축투자는 18.7% 감소, 3분기 GDP의 1.2%포인트를 갉아먹었다.
3분기 소비 지출은 2.8% 증가해 GDP에 2%포인트 기여했다. 2분기 2.6%보다도 늘었다.
◆1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3년 반 최저..예상 밖 부진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12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가 마이너스 4.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4월 이후 3년 반 최저치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5.3도 대폭 밑돌았고, 한 달 전 5.1도 하회했다.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는 제로(0)를 기준으로 경기 성장과 위축을 판단한다.
민간 경제조사 기관 컨퍼런스보드는 11월 경기선행지수가 0.1% 상승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한다.
◆나이키 실적 호조..서킷 시티도 주목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의 소비 부진 등 악재가 많았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강한 성장세로 이를 상쇄했다.
나이키의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은 전년보다 8% 많은 3억2560만달러(주당 1.28달러)으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전망치 1.12달러를 웃돌았다. 나이키(NKE) 주가는 0.52% 올랐다.
미국 2위 전자제품 판매업체 서킷 시티(CC)는 이틀 전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주가도 1.73% 올랐다.
이날 JP 모건은 소니의 PS3,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스타, 닌텐도 위(Wii) 출시로 비디오 게임기기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며 서킷 시티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M&A 열풍은 여전..제조업 관련주는 하락
방산업체 레이시온(RTN)은 항공기 사업부를 캐나다의 오넥스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에 33억달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레이시온은 이와 함께 7억5000만달러의 자사주 매입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최대 제약업체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은 프래시스 제약(PRCS)을 5480만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반면 경기 둔화 우려로 알코아, 캐터필라 등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 제조업주는 모두 떨어졌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AA)는 2.5% 하락했고, 캐터필라(CAT)는 1.0%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