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미국의 6월중 수출이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불황론이 고개를 든데다 델컴퓨터와 포드자동차의 실적악화 전망으로 인해 뉴욕증시가 침몰했다.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향후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오히려 악화돼 경기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었지만 더블위칭데이인 관계로 거래는 비교적 활발했다.
17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델컴퓨터의 실적악화 전망으로 인해 약세로 출발한 뒤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개장후 한시간만에 지수가 3% 이상 하락했다. 이후 소강상태를 보인후 장막판에 낙폭을 늘여 일중 최저치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어제보다 3.28%, 63.61포인트 하락한 1867.01포인트로 지난 4월중순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 일찌감치 지수의 낙폭을 세자리숫자로 늘인 뒤 1025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다가 역시 장막판에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인 10200선이 무너지면서 낙폭을 크게 늘였다. 그러나 폐장전 심리적 지지선인 1만200선은 다시 회복했다. 결국 지수는 어제보다 1.46%, 151.74포인트 하락한 1만240.78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1.67%, 19.69포인트 하락한 1161.97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1.25%, 6.03포인트 하락한 475.6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9억7000만주, 나스닥시장이 13억주로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었지만 더블위칭데이인 관계로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고, 상승 대 하락종목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1대19, 나스닥시장이 12대24로 하락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어제 장막판 랠리를 보인 것이 더블위칭데이를 앞둔 숏커버링에 따른 것으로 평가절하되면서 증시의 자생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출이 16개월래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미시간대학의 소비자 기대지수 역시 부진한 내용을 보여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오히려 비관론이 확산되는 실정이다.
더구나 델컴퓨터와 포드자동차가 실적악화 전망을 내놓았고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핏치는 포드의 신용등급에 대해 부정적 감시대상에 올려놓았다. 여기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연방 항소법원은 독점금지법관련 소송 연기요청을 거부, 마이크로소프트가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폭락장세에 힘을 보탰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지수들이 한때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기대지수는 7월의 88.4에서 8월에는 88.3으로 오히려 낮아져 증시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여기다 오늘 아침에는 6월중 수출이 지난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역시 악재였다. 6월중 무역수지 적자는 5월의 285억달러(수정치. 당초 283억달러)보다 9억달러 증가한 29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인 295억달러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수입은 1154억달러로 전월에 비해 0.7% 감소했고 수출은 16개월래 최저인 860억달러로 전월보다 2.0% 줄었다. 수출입이 이처럼 감소함에 따라 세계적인 경기둔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다.
역시 기업들의 실적악화 경고가 직접적인 부담이 됐다. 어제 장마감후 2/4회계분기 실적을 발표한 델컴퓨터는 주당순익이 16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 일치했지만 3/4회계분기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5% 가량 감소하고 주당순익도 현 수준에 비해 2센트 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 영향으로 주가가 9.38% 하락했다. CS퍼스트 보스턴은 델에 대한 가격목표대를 32달러에서 28달러로 낮춰잡았다.
오늘 아침에는 포드자동차가 올 연말까지 조기 명예퇴직 등을 통하 최대 5천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주당순익이 특별손실의 발생으로 인해 퍼스트콜의 예상인 1.20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70센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인 핏치는 포드자동차의 신용등급과 관련, 부정적 감시대상으로 올려놔 주가가 7.54%나 하락했다. 이 영향으로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인 GM도 4.95% 동반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를 비롯해 인터넷, 소프트웨어주들의 낙폭이 두드러졌으며 기술주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기술주 외에는 제지, 금 관련주를 제외한 금융, 바이오테크, 제약, 헬스캐어, 유틸리티, 유통, 석유, 천연가스, 운송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인텔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어제보다 6.93% 하락했고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 역시 2.90% 하락했다. 또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2.85% 내렸다. 나스닥시장의 빅3중에서 컴퓨터지수가 4.66%, 텔레콤지수도 2.91% 내렸고 바이오테크지수 역시 2.14% 떨어졌다. 금융주들도 약세를 보여 S&P 은행지수가 0.83%, S&P 금융지수가 1.46%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의 거래량 상위종목중에서는 인텔이 거래량 1위를 차지하면서 6.93% 하락했고 델컴퓨터가 9.38%, 시스코 4.98%, 마이크로소프트 4.24%, 오러클 3.85%, 선마이크로시스템즈 4.62%, JDS유니페이스 5.26% 하락하는 등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어제 실적악화 경고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시에나는 4.28% 내렸다.
어제 장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휴렛패커드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주당순익이 호조를 보인데다 오늘 아침에는 살러먼 스미스바니가 올해와 내년 주당순익 전망을 상향조정했지만 결국 주가는 어제보다 0.33% 내렸다. 이밖에 다우존스지수 중에서는 알코아, 듀퐁, P&G, 필립모리스, 맥도날드 정도가 오름세를 지켰고 인텔, GM이 하락하면서 지수하락을 주도하는 가운데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보잉, 시티그룹, GE, 홈디포, 월마트, 마이크로소프트, JP모건체이스 등이 하락했다.
의류유통업체인 갭은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 일치했지만 3/4회계분기 전망치를 낮춰잡은 탓에 CS퍼스트 보스턴, 프루덴셜증권 등이 일제히 투자등급을 하향조정, 주가가 8.22% 폭락했고 이로 인해 S&P유통지수는 어제보다 1.52% 하락했다.
모토롤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셋탑 박스 메이커인 사이언티픽 아틀랜타는 부정적인 향후 전망을 내놓아 주가가 15.07% 폭락했고 모토롤라 역시 5.5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