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시장이 17일 기분 좋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가 며칠간 계속 1만1000포인트를 유지하고, 나스닥이 3900포인트를 돌파하자 낙관론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또 어제 발표된 주택건설 건수가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연방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일부는 올해 말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까지 했다.
이날 상승장 분위기를 이끈 것은 반도체 업종이었다. 여기에 네트워킹 업종도 시에나의 실적 발표로 상승세를 이어갔으며, 브로케이드도 네트워킹과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주식들의 강세 분위기에 한 몫 거들었다. 컴퓨터 업종도 휴렛 패커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올랐고, 생명공학도 강세를 보였다. 어제 약세를 보였던 금융주가 J.P.모건, 씨티그룹 등이 52주간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강세를 보였으며, 유통주도 최근의 약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에너지 관련 주식들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9월 회의까지 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우디 신문 보도로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에 항공업종과 운송업종은 UAL의 실적 예상치 미달 경고로 약세를 보였다.
반도체 업종은 CSFB의 인텔에 대한 전망치 상향 조정으로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살로먼 스미스 바니,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등에 이어 금융기관들의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리포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5일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경기 정점 리포트가 나왔을 때에도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업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던 시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 리포트라는 돌발 상황을 맞을 경우, 반도체 업종이 또 다시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일부 반도체 주가가 최근에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텔이 오르면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AMD,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램버스, 알테라 등이 올랐고, 반도체 장비업종인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테러다인 등이 상승했다.
컴퓨터 업종은 휴렛 패커드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델 컴퓨터와 게이트 웨이 등이 상승, 강세를 보였다. 휴렛 패커드에 대해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의 애널리스트인 커트 킹이 적극 매수에서 매수로 추천 등급을 내렸다. 킹은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약간 못미쳤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DLJ의 케빈 맥카시는 데스크탑 PC의 부진과 고가 서비 비즈니스의 경쟁 심화 등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로 추천등급을 부여했으며, 골드만 삭스는 목표 가격을 140달러에서 13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전날에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로 다우지수 종목중 가장 많이 올랐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이는 휴렛 패커드가 순이익이 대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보다는 특별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델 컴퓨터와 애플 컴퓨터, 게이트웨이, IBM,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러클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최근 강세를 보여왔던 리눅스 업종인 레드 햇과 VA 리눅스, 코렐, 칼데라 시스템스 등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네트워킹은 시에나와 브로드케이드가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강세를 보였다. 시스코 시스템스와 노텔 네트워크, 루슨트 테크놀로지, JDS 유니페이스, 코닝 등 대표주자들이 모두 올랐다.
인터넷 업종에서는 e베이가 또 다시 9.7% 올라 강세기조를 이어갔다. 인터넷 경매업체인 e베이는 5일간 주가가 거의 50% 상승했다. 프라이스라인닷컴도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아마존은 소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야후는 프루덴셜 증권의 마크 로웬이 보유확대 등급을 부여함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그는 “야후 주가가 너무 높다”며 “어떤 나무도 하늘에 닿을 만큼 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메리카온라인과 라이코스도 야후가 하락하면서 함께 하락했다. 그러나 익사이트앳홈, 브로드비전 등 인터넷 고속망 업체는 강세를 보였고, CMGI, 커머스원, 아리바, 버티컬 넷 등 B2B 관련 종목도 상승세를 탔다.
생명공학 업종은 지난 주에 대주주인 아메리칸 홈 프로덕츠의 주식 매각 소식에 의해 약세를 보였던 이뮤넥스가 10% 이상 폭등하면서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암겐, 바이오젠, 사이론, 셀레라 게노믹스, 휴먼 게놈 사이언스, 밀레니엄 제약 등이 모두 올랐다. 인카이트 게노믹스는 모토로라에 유전자 데이퍼베이스와 특허 권리를 부여하는 거래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30% 가까이 폭등했다. 제약주들도 존슨&존슨만 떨어졌을 뿐 머크, 화이자, 일라이 릴라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 등이 모두 올랐다.
금융주들은 금리인상 우려감이 가신 가운데 J.P.모건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가 “J.P.모건이 결국은 인수 합병을 통해 투자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는 식으로 해석됨에 따라 J.P.모건이 52주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씨티그룹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베어 스턴스, 리만 브라더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체이스 맨해튼, 웰스 파고, 메릴린치, 찰스 스왑, E*트레이드, A.G.에드워즈, AIG 등이 모두 올랐다. 필라델피아 은행 지수는 지난 6월말 이래 18% 올랐으며, 필라델피아 브로커/딜러 지수는 5월말과 비교해 52%나 상승했다.
이날 에너지 업종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영 신문이 OPEC가 오는 9월10일의 회의에 앞서 증산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함에 따라 강세를 나타냈다. 엑손 모빌, 셰브론, 로열 더치 셸, 텍사코 등이 모두 강세를 나타냈다.
최근 부정적인 실적 발표로 약세를 보여왔던 유통업종도 홈 디포, 월마트 등이 상승하면서 반전했다. 화학 업종도 듀폰, 다우케미컬, 유니온 카바이드 등이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거의 유일하게 하락한 업종은 항공업종. 유나이티드 항공의 모기업인 UAL이 실적이 예상치에 못미칠 것이라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US 에어웨이스, 컨티넨털 항공 등이 떨어졌다. 또 킴벌리 클라크, 콜게이트 팔모리브, 프록터&갬블 등의 생활 소비재 업종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량 1위는 기술주 상승세를 이끈 인텔이 차지했다. 그 뒤로 시스코 시스템스, 델 컴퓨터, 브로드비전, AT&T, 월드콤, 마이크로소프트, 바이오필트레이션스, 루슨트 테크놀로지,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 등이 차지했다. 기술주들이 차지한 것을 알 수 있다.
다우지수 종목중에서는 알코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월트 디즈니, 듀폰, 이스트먼 코닥, 엑손 모빌, 홈 디포, 하니웰, 인텔, IBM, 머크, 마이크로소프트, 미네소타 마이닝, J.P.모건, SBC커뮤니케이션스,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월마트 등이 올랐다.
업종별 등락률
인터넷-아멕스(1.8%), 골드만삭스(0.6%)
반도체-필라델피아(3.5%)
하드웨어-골드만삭스(3.0%), 나스닥(2.0%)
네트워킹-아멕스(3.2%)
통신-S&P(-0.5%), 나스닥(2.8%)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메릴린치(0.7%)
B2B-메릴린치(2.2%)
생명공학-나스닥(2.3%), 아멕스(3.2%), 메릴린치(1.5%)
건강관리-S&P(0.5%), 아멕스(0.7%)
금융-S&P(1.4%)
은행-S&P(0.5%)
에너지-S&P(1.9%)
자본재-S&P(0.6%)
기본 소비재-S&P(0.2%)
운송-S&P(-1.3%)
원재료-S&P(-0.4%)
공공설비-S&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