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릿지페이 도입해 농산물 플랫폼 혁신 만들 것”

신호식 트릿지 대표 인터뷰…국내 최초 애그테크 유니콘 기업
“애그플레이션, 기후변화·소득구조 변화 기인”…정보투명성 높여야
“B2B SaaS 구독 모델 ‘수익성’↑…지속가능 성장 위해 IPO 추진”
  • 등록 2024-08-19 오전 5:55:00

    수정 2024-08-19 오전 5:55: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트릿지페이’를 도입해 안정성 높고 투명한 농수산물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세계적으로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밥상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각국 정부에서 물가 억제를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릿지는 국내 최초 애그테크 분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기업으로 글로벌 농식품 거래 혁신을 통해 푸드테크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신호식 트릿지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트릿지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노진환 기자)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트릿지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신호식 트릿지 대표는 “성공 확률이 높은 시장보다는 성공이 필요한 시장으로 뛰어들어야 혁신이 가능하다”면서 “이르면 다음달 트릿지 플랫폼 내에 트릿지페이를 도입해 기업 무역 거래에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시장은 다른 시장과 다르게 유통기한이나 품질에 대한 부분을 확인하고 대금을 지급하는 경향이 있다. 수요·공급자 모두 상대방 신용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무역이 더디게 진행되는 이유다. 트릿지는 각 사들의 거래 신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플랫폼 내 지불수단을 도입해 거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트릿지는 기존 거래액 중심의 이커머스 사업모델이 아닌 데이터 기술력에 기반한 ‘B2B SaaS’ 구독(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이라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모델”이라며 “농식품 부문 글로벌 B2B 데이터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치뱅크, 한국투자공사에서 근무했던 신 대표는 원자재 투자업무를 담당했을 때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트릿지를 창업했다. 그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농·축·수산물의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거래를 진행했다”며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트릿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농산물 업체가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각국에 있는 현지 직원과 인공지능(AI)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선호도와 행동 분석을 기반으로 최적의 공급자를 찾을 수 있도록 제안하는 독자적인 AI 추천시스템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전 세계 53개국·59만개사가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으며 데이터 보유국만 200여개, 누적 수출입 데이터 128억여개에 달한다.

트릿지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애그플레이션이 심각한 가운데 정부·기업이 풀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어서다.

신 대표는 “특정 농수산물의 수급 불균형은 기후변화 때문만은 아니다”며 “소득 구조의 변화도 같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흥시장에서 중산층이 늘면서 육류 소비도 증가해 목축지가 늘어났다. 반면 곡물 재배지는 줄고 연쇄적으로 곡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애그플레이션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작물의 산출지역 변화가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신 대표는 “한국은 평균기온 상승으로 사과 재배지가 강원도로 북상하고 산출량도 줄고 있다”며 “와인도 이탈리아, 스페인이 주력지역인데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릿지는 지난해 11월부터 고객사들에게 오렌지와 카카오 등의 가격 상승 가능성을 예고했다. 신 대표는 “플랫폼 기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제 농산물 등의 가격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각국 정부나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한국 바나나의 국내 가격이 매년 3월 15~20% 정도 폭등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캄보디아 바나나를 최초로 수입해 20%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국내 바나나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했다.

신 대표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가 필요해 앞으로 1~2년 내에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이라며 “IPO를 통해 고객들이 원하는 제품·서비스를 개발토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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