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제왕' 오르간으로 프랑스 낭만주의 선사합니다"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6월 4일 롯데콘서트홀 내한공연
오르간의 매력은 다양한 정서 표현
세심한 한국 관객, 연주자에게 큰 기쁨
  • 등록 2024-04-22 오전 5:45:00

    수정 2024-04-22 오전 5:45: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69)이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의 매력을 담은 무대로 오는 6월 4일 롯데콘서트홀을 찾는다. 롯데콘서트홀이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의 무대를 선보이는 ‘오르간 시리즈’를 통해서다.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사진=롯데문화재단)
우스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래 전 한국에서 연주했을 때 관객의 집중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한국 관객은 매우 세심하면서 즐겁게 음악을 감상하기 때문에 연주자에게 큰 기쁨과 즐거움을 준다”고 이번 공연에 기대를 나타냈다.

우스텐은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에 대한 세계 최고의 해석가이자 권위자이다. 1970년 열다섯 살에 데뷔해 오르가니스트라는 한 길만을 걸어왔다. 프랑스 정부로부터 낭만주의 전통을 되살리려 한 노력을 인정받아 1998년 ‘문화예술공로 기사훈장’, 2011년 ‘예술과 문학 훈장’을 받았다. 현재 헤이그 국제 오르간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우스텐에게 오르간은 운명과 같다. 그의 아버지는 아마추어 오르가니스트이자 피아니스트였고, 어머니도 피아노를 연주했다. 우스텐은 “여섯 살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오르간 연주회를 찾아다녔고, 아버지가 교회에서 오르간을 연주할 때 가끔 저에게 찬송가 반주도 시켰다”며 “열한 살 때 교회 오르간 연주자로 처음 임명됐는데, 그때 전문 오르간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우스텐이 꼽는 오르간의 매력은 “무한대의 음색과 역동적인 가능성을 통해 조용한 명상부터 황홀경에 이르는 다양한 분위기와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우스텐은 “모차르트는 오르간을 ‘악기의 제왕’이라 불렀고, 샤를마리 비도르는 ‘모든 악기 중에서 끝이 없는 음색을 가진 유일한 악기이자 불변성과 지속성, 영원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유일한 악기’라고 했다”며 “그만큼 오르간은 매혹적이고 독특한 악기다”라고 강조했다.

오르가니스트 벤 판 우스텐. (사진=롯데문화재단)
우스텐의 내한공연은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으로 채운다. 1부에서는 비에른의 ‘세 개의 즉흥곡’ 중 ‘주교의 행렬’, 프랑코의 코랄 제1번 마장조, 비도르 오르간 교향곡 제5번 바단조 중 1악장을 연주한다. 2부는 뒤프레의 ‘수난 교향곡’ 전 악장을 선보인다. 실연으로 들을 기회가 많지 않은 작품이다.

우스텐은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작품의 특징으로 “우아한 멜로디, 다채로운 화음, 명료한 구성”을 꼽았다. 그가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에 매료된 것 또한 아버지의 영향이다. 우스텐은 “아버지가 낭만적인 피아노·오르간 연주를 좋아했다”며 “1960년대 초 한 유명 오르간 연주자의 공연에서 1762년 작곡된 프랑스의 오르간 음악을 처음 접했고, 1970년 이 음악을 제대로 된 악기로 연주하는 걸 다시 들으면서 ‘이것(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 음악)이 내 음악 세계’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수난 교향곡’에 대해서는 “교회 교향곡 음악의 위대한 작품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우스텐은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장대한 작품에서 뒤프레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음악적으로 묘사한다”며 “뒤프레의 전기 작가 아베 로버트 델레스트레 또한 이 작품에 대해 ‘오르간으로 사람들이 영혼의 환희를 함께 나눈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우스텐은 오르간이 “위대한 작곡가에게 영감을 준 매혹적인 악기”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 세기에 걸친 풍부한 오르간의 문화유산이 존재하는 한 사람들은 항상 오르간 연주를 듣고 싶어 할 것”이라며 “더 많은 이들이 오르간과 그 음악에 열광하려면 오르간 연주가 매력적이고 수준 높아야 한다. 그것만이 오르가니스트들이 오르간의 매력을 성공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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