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손해보험업계가 사고 없이 귀국한 여행자에게 보험료를 다시 돌려주는 ‘보험료 환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행자 보험 환급은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처음으로 선보이고 캐롯손해보험이 가세하면서 다른 손보사도 벤치마킹을 검토하고 있다.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구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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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보험업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손보사는 여행자 보험에 보험료 환급 서비스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먼저 캐롯손보는 이달 5일부터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온 고객에게 보험료의 1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안전여행 축하 포인트 지급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도 “현재 관련 서비스를 검토 중이다”며 “자체 플랫폼 내 포인트 시스템이 있다면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보험사가 너나없이 환급 제도에 관심을 두는 것은 카카오페이손보의 여행자 보험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달 초 해외여행보험 출시 8개월 만에 가입자 70만명을 달성했다. 출시 첫 달 1만여 명이 가입했던 점을 고려하면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월별 실적 기준으론 여행자 보험 왕좌인 삼성화재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업계는 이 상품에 대한 주요 차별점을 ‘환급 제도’로 꼽았다. 기존에 없던 보험료 환급이라는 제도를 혁신적으로 기존 상품에 적용하면서 가입자에게 보험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 예상보다 가입자 수가 정말 빠르게 증가했다”며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1위권으로 점프할 수 있었던 주요한 요소 중 하나가 환급이다”고 설명했다.
여행자 보험은 보험료 규모는 작지만 흑자상품으로 여겨진다. 또 보험사로선 고객 데이터베이스(DB) 확보를 위한 좋은 ‘마중물 상품’이기도 하다. 1회 가입 상품이지만 재가입률이 높다는 특성도 있어 보험사가 놓치고 싶지 않은 시장이 바로 여행자 보험이다.
여기에 여행 수요 회복세, 보험 비교추천플랫폼 출시와 겹치며 대외적 성장 환경도 갖췄다. 해외 여행 수요는 이미 코로나19 이전의 약 80%가량 회복한 상태다. 한국관광공사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해외여행객은 2271만 6000명으로 전년(655만 4031명) 대비 246.6% 급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2871만 4247명)과 비교하면 79.1% 수준이다.
실제 해외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자 여행자 보험 수요도 증가세다. 국내 손해보험사 8곳(삼성·현대·DB·KB·메리츠·한화·NH농협·신한EZ손해보험)의 지난해 여행자 보험 신계약 건수는 140만 1034건이다. 이는 전년(54만 7235건) 대비 156.0% 급증한 수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여행객의 약 10% 정도가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올해 코로나19 이전 수요를 회복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안으로 보험비교추천플랫폼에도 여행자 보험이 입점할 예정인 만큼 보험사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