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들, 금융시장 뇌관 대책 있나

  • 등록 2023-01-26 오전 5:00:00

    수정 2023-01-26 오전 5:00:00

자영업에서 실직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1년 12월 중순~2022년 12월 중순) 자영업을 하다 실직한 사람이 34만 1000명에 달했다. 이들 가운데 고용원을 두고 자영업을 했던 사람이 3만 3000명이나 돼 이들이 추가로 창출한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와 장기화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에너지 가격마저 급등해 더는 버틸 힘이 없다고 한다. 농림어업 등 1차산업과 도소매업이나 숙박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과 같은 대면 서비스업에서 실직자들이 대거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3%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은 폐업을 생각하는 이유로 ‘영업실적 감소’(32.4%)와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16.2%) 등을 꼽았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기준금리는 지난 17개월(2021년 8월~2023년 1월) 동안 0.5%에서 3.5%로 3%포인트나 올랐다. 반면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1014조원으로 코로나 19 직전인 2019년 말(684조원)과 비교하면 48.1%(330조원)가 늘었다. 금리가 뜀박질을 계속한 탓에 자영업자들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자영업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7조 4000억원가량 늘어난다 하니 지난 17개월 동안 연간 이자부담 증가액만 따져도 22조원을 훌쩍 넘는다. 이자폭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몇 가지 대책들을 내놓았지만 임기응변에 그치고 있다. 대출 원리금 1년 상환유예 조치가 9월 말로 종료된다. 30조원 규모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새출발 기금)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신청액이 지난해 말 현재 2조원에 그치고 있다. 과도한 부채와 고금리가 맞물려 자영업의 대규모 부실 발생은 시간문제다. 순식간에 금융시장 안정을 깨트릴 수도 있는 뇌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근원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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