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해외직구족과 해외여행 준비객들이 소비를 주저하고 있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해외직구 비용이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을 준비중인 사람들도 여행경비가 추가로 소요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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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 들면서 해외직구 수요가 줄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구매액은 전년대비 26.4% 늘어나 5조115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면서 해외직구 규모는 감소했다. 지난 1분기 해외직구 구매액은 1조3714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873억원)대비 1.1% 감소했다. 전분기(1조5091억원)보다는 9.1%나 줄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BC카드 고객의 해외직구 결제건수는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해외직구족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 시장의 감소가 18.3%로 가장 컸으며 △중국(-14.8%) △독일(-3.0%)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엔화가치 하락으로 일본 직구 결제건수는 같은 기간 21.3% 늘어났다.
해외직구 구매대행사업을 하는 이 모(38)씨도 강달러 현상에 걱정만 쌓여간다. 아령 등 피트니스 용품 및 의류를 수입·판매하는 이씨는 달러 강세로 손해보고 장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3개월 전 계약한 대금 잔금을 치르려고 보니 환율이 100원 가량 올라서다. 이씨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지만 장사는 계속 해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잔금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해외직구 공략에 힘을 쏟던 이커머스 업계도 대규모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온도 매달 9~11일 해외 직구 상품을 판매하는 ‘직구온데이’를 운영 중이다. 이 기간중 식품, 뷰티, 명품 등 해외 직구 인기상품을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행사 상품 구매 시 무료로 배송한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직구 서비스로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경비 증가로 해외여행 망설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던 바캉스족도 고민이 깊어지기는 마찬가지다. 환율 차이를 감안하면 여행경비가 크게 늘어서다.
여행업계는 단기적은 영향은 미미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해외여행 수요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전년동월대비 국내 항공료는 19.5%, 국제항공료는 21.4%, 국내단체여행비는 31.4% 올랐다. 특히 해외항공권은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과 비교해 2~3배 오른 상황이다.
특히 개별적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상필 참좋은여행 홍보부장은 “2년 만에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심리가 무르익고 있다”면서도 “강달러 현상에 따른 경비부담 증가로 해외여행을 주저하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라고 전했다.
다만 강달러 현상이 지속하더라도 당장 여행업계에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 단체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는 상품 구성이나 모객에 있어 일정 기간 고정환율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일상 하나투어 홍보팀장은 “달러가치가 크게 올랐지만 월 단위로 고정환율제를 쓰고 있어 당장 상품가격이 오르거나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현재로선 높은 항공요금이나 유류할증료에 대한 부담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육현우 모두투어 부장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해외여행 시장이 위축될 것이 우려된다”면서 “다만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극단적인 환율 폭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미주 노선은 대부분이 신혼여행 고객들이라 예약이 계속 늘고 있다”며 “여행상품의 규모를 축소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항공 좌석 확보와 판촉 프로모션 등에 집중하며 고객 접점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