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침체에도 '소부장'은 통한다…6월도 '옥석가리기'

'수소연료' 범한퓨얼셀, 공모가 밴드 최상단 확정
유동성 축소로 IPO 과열 식자…'소부장'에 자금 쏠려
"성장성 있고 국내 대형 거래처 확보돼 실적 탄탄"
흥행실패 청담글로벌, 상장 후 공모가 대비 65% 강세도
  • 등록 2022-06-08 오전 5:14:34

    수정 2022-06-08 오전 5:14:34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수소’를 내세운 범한퓨얼셀이 기업공개(IPO) 한파 속에서도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시장에서는 공모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알짜배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고 평가한다. IPO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서도 ‘옥석가리기’만 잘한다면 투자 기회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의미다.

수소 내세운 범한퓨얼셀, IPO 한파에도 ‘흥행’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은 지난 2~3일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2200~4만원) 최상단인 4만원으로 결정했다.

범한퓨얼셀의 수요예측에는 992개 기관이 참여해 751.3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관 대부분(기관 수 기준 84.69%, 신청수량 기준 89.60%)이 공모밴드 상단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IPO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수요예측에서의 흥행 여부가 일반 청약으로도 이어지는 분위기를 감안할 때, 8~9일 진행되는 일반 청약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범한퓨얼셀은 상장 과정에서부터 화제가 됐다. 기관투자자나 공모주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수소연료’ 소부장기업이기 때문이다. 올들어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에도 알짜 소부장 기업인 지투파워(388050) 가온칩스(399720) 모두 수요예측에서 1000대 1, 일반청약에서는 2000대1의 경쟁률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증시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IPO 시장을 둘러싼 과열도 가라앉자 뚜렷한 기술성이 부각된 소부장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소부장 기업의 경우, 이미 국내 대형업체 등과 거래를 하고 있어 실적이 확보돼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기관이나 투자자들도 IPO 옥석가리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중소형주 위주로 IPO 시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성이 좋고 실적이 나오는 종목 위주로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반기 IPO 막차 속…‘흥행실패’ 청담글로벌, 상장 후 강세

6월에도 옥석 가리기가 한창인 가운데 중소형주가 저마다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유니콘 특례 1호’로 불리는 바이오기업 보로노이가 8~9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보로노이는 인산화효소를 결합한 뒤 기능을 억제해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지난 3월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상장 절차를 다시 준비했다. 이후 희망 공모가격을 기존 5만~6만5000원에서 4만~4만6000원으로 약 30% 낮췄다.

위니아에이드와 레이저쎌도 9~10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2015년 설립된 위니아에이드는 대유위니아그룹 소속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애플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테팔과 브라운, 일렉트로룩스 등의 수리 업무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구독경제 분야로 진출해 가전 렌탈, 홈케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레이저쎌은 면 광원-에어리어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칩과 반도체 기판을 접합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와 모바일 기기 업체 등에 자체 공정 개발 기술과 응용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6월 IPO 막차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코난테크놀로지가 탈 것으로 보인다. 언어 AI 분야의 코난서치(통합검색엔진) 서비스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 영상 AI 기술 분야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수요예측이나 일반청약에서 인기가 저조해도 상장 이후 오름세를 타는 경우도 있다. 지난 3일 코스닥에 상장한 청담글로벌은 IPO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8400∼9600원에 못 미치는 6000원으로 확정했고, 수요예측에서도 경쟁률 42.14대 1에 불과했다. 하지만 상장 둘째 날을 맞은 청담글로벌(362320)은 장 초반부터 상한가(29.97%)로 직행해 9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주 투자자라면 2거래일 만에 65.5%의 수익률을 거둔 셈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이 침체하면서 상장 기업들이 희망공모 밴드를 낮추고 있을뿐더러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자발적 보호예수에 나서고 있다 보니 최근 상장 종목들은 주가가 낮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면서 “IPO 당시 흥행 여부만큼이나 상장 후 주가 흐름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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