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예린 김무연 기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연내 액셀러레이터(AC)를 법인 분리해 초기투자 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신설법인 AC와 스마일게이트인베,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이 각각 초기투자와 벤처투자, 상장사 투자 등을 맡으며 한층 체계적인 투자 집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CI. 사진=스마일게이트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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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올 하반기 초기투자팀을 AC로 떼어내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기업공개(IPO)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에 상장사보다 비상장사 몸값이 더 높아졌고, 비상장사 중에도 두각을 드러내는 초기기업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후속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극초기단계라 밸류는 낮지만 고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일찌감치 발굴해내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VC마다 초기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의 경우 그간 내부에 초기투자팀을 별도로 두고 초기기업을 발굴해왔다. 극초기 단계의 경우 초기투자팀에서 소규모로 투자한 뒤, 투자1·2·3본부에서 팔로우온 투자를 집행하는 등의 방식이다.
현 구조에서도 초기투자가 가능하지만 AC 법인을 별도로 떼어내려는 이유는 개인투자조합을 보다 유리하게 결성하기 위해서로 해석된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엔젤투자자)이나 법인(액셀러레이터 등)이 운용할 수 있다. 법인이 AC 라이선스를 유지하려면 전체 투자금액의 40~50% 이상을 창업 3년 이내 초기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본계정 투자나 AC 계정으로 조성한 펀드로 투자해야만 의무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VC 계정으로 만든 펀드는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에, VC가 주력인 하우스는 초기 투자 비율을 맞추기 쉽지 않아 쪼갠다는 얘기다.
피투자기업도 AC와 VC, PE 역량을 모두 갖춘 하우스를 선호하는 만큼, 자체 경쟁력을 높여 보다 많은 스타트업의 ‘러브콜’을 받겠다는 복안이기도 하다.
AC를 따로 떼어내게 되면 스마일게이트그룹은 신설법인 AC가 초기투자를 전담하고, 스마일게이트인베가 전통적인 벤처투자 및 내부 PE팀을 통해 규모 있는 딜을 다루게 된다.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은 프리IPO, 메자닌 투자에 이어 부동산투자, 해외투자 등을 맡으면서, 법인별 체계적인 투자 분담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뿐 아니라 VC 업계에서 AC 법인을 별도로 두는 사례는 빈번해지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그간 한국투자파트너스를 통해 벤처투자를 진행해왔으나 최근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를 별도로 설립해 초기투자 체력을 끌어올렸다. 앞서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도 각각 AC를 인수해 초기부터 후속투자까지 수직계열화에 나섰다. 풍부한 유동성에 초기기업 몸값이 급등하는 만큼 유망한 초기기업에 AC가 먼저 발을 담그고, 이후 VC, PE 단계에서 추가 투자에 나서는 방식으로 VC업계가 재편될 전망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에 초기기업들도 시드부터 시리즈 단계 과정에서 몸값이 급등하고 있어, 앞단에서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분산 투자해 리스크를 덜어내면서도 좋은 기업은 초기부터 놓치지 않기 위해 토자 법인을 수직계열화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