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에너지 가격 급등이 우리 기업들의 활동이나 가계 소비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도 2%대로 낮췄다.
피치는 22일 내놓은 ‘3월 글로벌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3.5%로 0.7%포인트 낮춰 잡았다. 아울러 내년도 성장률 역시 종전보다 0.2%포인트 내려간 2.8%로 점쳤다.
특히 유로존에서의 경제적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점치며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5%에서 3.0%로 대폭 낮췄다. 반면 미국 GDP 성장률은 3.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브라이언 컬튼 피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최소한 최근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며 “이로써 글로벌 경제에서 인플레이션 체제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뛰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더 악화하는 한편 글로벌 공급망 충격도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런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충격이 경제 성장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서구권의 경제 제재도 단기간 내에 풀릴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피치는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 같은 인플레이션 도전과 공급망 충격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더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도 3분기에 자산매입을 끝내고 내년 1분기 중에 기준금리 첫 인상에 나설 것으로 봤다.
한국에 대해선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된 2.7%로 낮춰 잡았다. 또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4%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높아진 대외 수요 덕에 전기전자 제품 생산이 견조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 덕에 서비스분야도 개선되고 있다”면서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 급증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민간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피치는 가계 소비가 올해 3.3% 성장에 그칠 것이고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2.6% 성장에 머물 것으로 봤다. 또 설비투자도 올해 1.7%, 내년 1.9%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순무역의 성장 기여도도 작년 1.0%포인트에서 올해 0.5%포인트, 내년에 0.4%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3.8%로 높아진 뒤 내년에야 0.8%까지 내려갈 것으로 점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올해 말까지 2.0%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앞으로 세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본 것이다. 피치는 4월에 한은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더 올린 뒤 하반기에도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