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연장이냐 교체냐 ‘예측불허’…이재명·윤석열 진검승부[대선 D-30]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엎치락뒤치락’ 판세 안갯속
설 직후 잇단 여론조사서 이·윤 오차범위내 ‘초첩전’
‘배우자 리스크’·‘TV토론’ 막판 변수로 급부상
  • 등록 2022-02-07 오전 6:00:00

    수정 2022-02-07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태진 박기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7일로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선 후보들은 마지막 한 달 진검 승부에 돌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2017년 5월 조기에 치러진 이른바 ‘장미 대선’에서 적폐 청산을 기치로 승리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할지, 국정농단 사태로 한때 존폐의 위기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지는 예측불허다. 여기에 양강 후보인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대세론 없는 대혼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강 후보인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대세론 없는 대혼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데일리DB)
진보·보수 결집에 이·윤 양강 구도 뚜렷

먼저 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간 사실상 4자 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이번 대선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진보와 보수 진영의 결집도가 높아지면서 이·윤 양강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설 명절 직후 실시된 잇단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여전히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6일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3.3%가 윤 후보를, 41.8%가 이 후보를 꼽았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1.5%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지지율은 각각 7.5%, 2.6%씩으로 조사됐다. ‘기타후보’는 1.7%, ‘지지후보 없음’은 1.8%, ‘잘모름’은 1.3%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는 윤 후보가 47.5%로 이 후보(37.8%)를 앞선 반면 경기·인천에서는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가 45.1%로 윤 후보(40.9%)를 앞섰다. 또 대전·충청·세종에서는 윤 후보 44.7%, 이 후보 42.8%로 호각세를 보였다.

윤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 각각 48.2%, 56.1%를 기록하며 두 지역에서 각각 36.5%, 23.2%에 그친 이 후보를 앞섰다. 반면 광주·전남·전북의 호남권에서는 이 후보가 65.6%를 기록하며 18.1%에 그친 윤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세대별로는 윤 후보가 20대와 60대에서, 이 후보가 40대와 50대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지지여부와 별개로 이번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8.2%가 윤 후보를, 43.9%가 이 후보를 꼽았다. 안 후보와 심 후보는 각각 3.2%, 1.7%였다.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는 4.3%포인트로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국민일보의 의뢰로 같은 기간 전국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후보는 37.2%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 후보(35.1%)를 앞선 것으로 확인됐다. 둘의 격차는 2.1% 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내에 형성됐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8.4%, 심 후보는 2.2%로 집계됐다. ‘지지 후보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13.2%, ‘모름·무응답’ 응답자는 2.3%였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1.7%가 윤 후보를 꼽았고, 40.6%가 이 후보를 선택해 접전이 이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2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30대와 40대에서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이상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혜경·김건희 네거티브 공방 치열

이런 접전 양상은 사상 초유의 비호감 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에서 중도층으로 표현되는 부동층의 표심이 아직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후보 본인이나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 발생하는 것도 이런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후보 배우자 리스크가 막판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에 이어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관련 논란이 확산하면 여야가 공수를 교대하면서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세는 ‘양날의 검’이란 평가가 많다. 네거티브 자체가 부동층 표심을 겨냥한 측면이 있는데 과도할 경우 오히려 정치 혐오만 불러일으키면서 역효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네거티브가 주로 후보자와 가족의 도덕성과 관련된 만큼 중요한 문제라는 데 동의하지만, 유권자가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TV토론도 양강 후보 간 대혼전 판세에 영향을 미칠 막판 변수로 꼽힌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살얼음판 판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TV토론이 이번 대선의 스윙보터로 꼽히는 부동층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결정타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후보들로선 남은 기간 TV토론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여야 진영논리를 거부하는 중도층이 현재 마지막으로 선택할 기준은 토론회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여야 모두 정책 토론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대선의 후보 등록은 오는 13~14일 진행되며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사전 투표 기간은 3월 4~5일이며 본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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