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본격화하는 '우주산업'시대, 한국은…

  • 등록 2021-11-12 오전 6:15:00

    수정 2021-11-12 오전 6:15:00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2021년 10월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700km 우주상공으로 날아올랐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40년 역사상 기념비적 사건이다. 물론 마지막 단계 모사체의 정상궤도 안착에는 실패했지만, 누리호는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이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번 발사가 절반의 성공을 거두면서 우리나라는 첨단 과학기술 발전의 실상을 전 세계에 입증했고, 아울러 명실 공히 세계 7대 우주강국 진입에 성큼 다가서게 되었다. 특히 로켓 기술은 군사 기술에 직결되기 때문에 선진국 견제가 심한 터라 더욱 값지다 할 것이다.

우주가 인간에게 지니는 의미는 매우 다양하다. 우선, 우주는 오래 전부터 동경과 경배의 대상이었다. 인간은 별을 노래하며 찬미하였고 자신과 국가의 운명을 물어보고 부탁하기도 했다. 또 농경생활의 동반자로, 캄캄한 밤길을 걷거나 험난한 바다항해를 할 때는 중요한 좌표로 삼아 왔다. 그러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우주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개발의 대상으로까지 여겨지게 되었다.

1957년 소련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성공했다. 그리고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켜 마침내 인류의 첫 발자국을 달에 남기는 역사를 이뤄내었다. 이후로도 세계 각국은 과학 연구 목적의 인공위성, 방송과 통신, 기상관측,군사첩보용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쓰임새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있다.그리고 이제는 민간인 우주의 시대, 즉 뉴 스페이스(New Space)시대가 열리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인간을 실은 우주선을 쏘아 올려 국제우주정거장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커지고 있다. 또 우주기업 버진 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과 블루 오리진의 제프 베조스 회장이 연이어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다녀왔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우주관광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주에서 에너지를 공급받거나 희귀 광물을 채취해서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되고 있다.

나아가 언젠가는 우주에 도시를 건설하여 인간이 정주하게 되는 날도 도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구는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환경오염,자원고갈 등으로 인해 인류가 더 이상 삶의 터전으로 삼기에 적당하지 못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그래서 인류는 지구와 여러모로 환경이 유사한 천체,즉 ‘제2의 지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는 화성이 가장 적합한 후보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화성 식민지 건설’이라는 프로젝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우주개발의 목적이 지난 냉전시대에는 국가의 위상 제고와 군사적 목표에 맞추어져 있었다. 하기는 냉전이 끝난 지금도 미국을 위시하여 중국,러시아,일본 등은 우주군 및 우주부대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그런데 21세기 들어서면서부터는 민간주도의 우주개발 시대, 뉴 스페이스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다.그리고 이때부터는 우주개발 목적의 초점이 경제적 관점으로 흘러가게 된다.우주산업이 태동하고 있으며 우주관광과 우주도시 건설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우주산업은 수학·물리학 등 기초학문부터 인공지능(AI)·전기전자·통신·기계·생명과학 등 산업과 전후방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이에 따라 우주관련 새로운 산업과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성공은 우주경제 확장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키우고 있다. 미국의 금융기관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등은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이 2030년부터는 1조 달러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많은 투자전문가들은 이제 인류의 마지막 투자처는 우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 만큼 우리도 우주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적극 육성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 인류는 새로운 대륙이자 미지의 세계 우주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리도 결코 이 대열에서 뒤처질 수 없다. 한시바삐 관련 인프라를 정비하고 우주산업의 생태계를 육성해나가야 한다. 다행히 우주강국 실현을 위한 우리의 기초자산은 꽤 튼튼한 편이다. IT라든지 통신과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지니고 있다.이를 우주개발에 접목시킨다면 우리의 우주산업 또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머지않아 우리 대한민국이 우주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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