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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곰표에… 대한제분·세븐브로이·CU 웃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곰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제분은 유무형적 실익을 모두 누렸다. 곰표 밀맥주에 따른 상표권 수입을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받고 있다. 상표권에 따른 추가 수익 외에도 대한제분의 상징과도 같은 곰표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고 이를 상품화로 연결할 수 있단 가능성을 열었단 점이 큰 수확이다.
곰표 밀맥주를 생산하는 수제맥주 회사 세븐브로이도 큰 수혜를 봤다. 2011년 설립된 세븐브로이는 이미 문재인 정부 첫 해인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호프미팅에서 만찬주인 강서맥주를 제공한 기업으로 인지도를 높인 바 있다. 다만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끈 ‘히트 아이템’은 부재한 상황이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를 생산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곰표 밀맥주가 물량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세븐브로이에 따르면 올해 1~5월 매출액은 이미 전년 대비 매출액을 넘어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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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에는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산업과 스퀴즈브루어리가 출시한 말표 흑맥주를 독점 유통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엔 하이트진로와 진로이즈백을 기초로 한 ‘두꺼비 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주류업체와의 단독 상품을 출시하는 주요 유통망으로 떠올랐다.
곰표 밀맥주의 흥행에 힘입어 수제맥주군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5월 말 출시된 곰표 밀맥주의 인기로 지난해 CU의 수제맥주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98.4%로 거의 6배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안주류 또한 17.6% 신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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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은 특히 자사 주력 제품은 밀가루 매출과 연동할 수 있는 콜래보 상품을 만드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대한제분은 한강주조와 손잡고 ‘곰표’를 거꾸로 한 표문 막걸리도 선보였다. 한강주조 매출 신장이 기대되는 것은 물론 대한제분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막걸리는 안주로 전을 즐기는 경우가 많은 탓에 대한제분의 주력 품목인 밀가루 수요가 늘 수 있어서다.
베이커리류를 강화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할리스는 곰표와 협업한 베이커리 메뉴 ‘표곰이 크림치즈 하우스‘와 ‘표곰이 아이스크림 크로플’ 2종을 오는 8월 31일까지 한정 판매한다. 할리스는 ‘표곰이 아이스크림 크로플의 크로플’을 만드는데 대한제분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곰표 브랜드의 인기 지속 여부를 두고 전문가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곰표 열풍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감과 그전부터 확산하고 있던 레트로(복고) 마케팅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코로나19 효과가 사라지면 그 인기도 줄 것이라고 봤다. 따라서 곰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브랜드 소유주인 대한제분이 의지를 갖고 제조사와 상품 다양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김상용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의 생명력을 이어가려면 곰표 밀맥주의 경우 맛과 사이즈를 다양하게 출시해 한시적 인기 상품이 아니라 꾸준히 팔리는 제품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라면서 “맥주 뿐 아니라 다른 상품군에서도 인기 상품을 탄생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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