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전 대표는 지난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우리는 그들을 ‘충직한 개’로 착각하고 양떼를 맡겼으나 그들은 본성을 숨기고 우리의 안전과 재산을 이웃 늑대와 함께 갈취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현 정권이 민생 파탄의 원흉임을 강조한 셈이다.
이어 그는 “피해를 감수하며 더 기다려 주면 나라가 황폐해져 회복불능 상태가 될 것이다. 경종을 울려야 조심하며 눈치를 볼 것이다”며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 용기를 내겠다.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지난해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을 내주는 대참패를 맞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두문불출하던 그는 자신을 보좌했던 김우석 전 상근특보와 인터뷰 형식의 대담집 ‘나는 죄인입니다’를 지난달 출판하면서 정계 복귀 시동을 걸었다.
국민의힘 ‘외연확장 노력 강경보수 이미지에 묻힐까’ 불안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도 최근 출간한 ‘총선 회고록’을 통해 황 전 대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전권을 가질수록 당과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감대를 가져야 했다”며 “계파를 초월한 공천관리위원회가 사실상 처음인데, 당 지도부의 지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흐려져 갔다”고 기억했다.
이같은 이유로, 당내에서는 황 전 대표의 등장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당의 수장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중도층 확보·외연 확장을 노력 중인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이미지의 황 전 대표를 받아들이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황 전 대표의 복귀 선언에 대해 “개인의 생각이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누가 억제할 순 없지 않겠느냐”며 딱히 의미 부여를 하지 않았다.
익명의 한 초선 의원도 “당내 인물이 없다는 책임감과, 4월 재보선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함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민이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재보선은 단지 명분일 뿐이며, 황 전 대표 본인의 정치적 입지를 재건하기 위한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시각도 부정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에 악재가 될 수 있다. 극우 이미지로 포장된 사람이 이 시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며 “그나마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지지자들을 다시 도망가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