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 유상증자 엇갈린 시선…도약? 무리수?

아스트 상장 후 첫 1000억대 유상증자
이젯2 항공기 제작사업 인수자금 조달
증권가 "중장기 실적 개선 확실" 평가
유증규모 부담…외인·기관 '팔자' 주목
  • 등록 2019-04-04 오전 5:20:00

    수정 2019-04-04 오후 4:37:59

김희원 아스트 대표이사가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성장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아스트)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인 아스트(067390)가 1000억원대 유상 증자를 결정한 가운데 한 단계 도약이냐, 무리한 도전이냐를 두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스트는 지난 1일 1013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발행가는 1만1150원으로 보통주 총 900만주를 발행한다. 청약은 5월 말 진행하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18일이다.

아스트는 브라질 엠브라에르사(社) 이젯2(E-JetⅡ) 항공기 동체 제작 사업권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설명했다. 계약 규모는 1억1500만달러(약 1300억원)로 약 10% 수준인 120억을 지난달 29일 집행했다.

김희원 아스트 대표이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계약에 따라 이젯2 동체 설계 기술과 지적 재산권 등을 소유하고 제작한 항공기 동체를 직접 납품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상 증자에 앞서 사업에 대한 확신을 대내외에 심어주기 위한 행보를 벌인 셈이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업계에서는 아스트의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스트 목표주가를 1만6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31%(5000원) 올려 잡았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젯2 사업권 인수와 유상증자라는 이벤트가 겹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확실한데다 납품 중인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생산량 증가를 볼 때 실적 개선이 가속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스트의 지난해 매출액(연결재무제표 기준)은 전년보다 20.38% 증가한 1170억 1300만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21% 늘어난 108억 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도 44억원으로 전년(15억원)보다 204.32%가 증가하면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 회사 매출의 86%, 시가총액(3일 기준 2266억)의 45%를 웃도는 금액이어서다. 발행주식수도 상장 주식수(1584만여주)의 56% 수준으로 적잖은 물량이다. 투자자가 특정되는 제3자 배정방식이 아닌 주주배정 후 일반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두고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아스트 관계자는 “주주들 사이에서 물량 추가 확보를 요구하는 의견이 있어 (주주배정 후 일반배정 방식으로) 결정했다”며 “전날과 이날 진행한 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전날 8.36% 하락한 아스트 주가는 이날 강보합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 거래일보다 1.05% 상승한 1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 공시 다음날부터 이틀간 개인투자자들이 28억여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억원과 7억원을 팔면서 대조를 이뤘다.

아스트 관계자는 “유상증자 물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실적으로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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