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간첩 혐의' 종신형 영국人 석방

  • 등록 2018-11-27 오전 2:37:47

    수정 2018-11-27 오전 2:37:47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간첩혐의로 이달 21일(현지시간) UAE 항소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영국인 매슈 헤지스(31)를 사면했다고 26일 밝혔다.

UAE 정부는 이날 국영 WAM통신을 통해 “제47주년 건국 기념일(12월2일)을 맞아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얀 대통령이 죄수 785명을 사면하라는 칙령을 내렸다”며 “이 가운데 영국인 헤지스가 포함됐다”고 발표했다. 헤지스는 이날 사면과 함께 석방됐다. 그가 영국으로 바로 귀국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BC방송은 그가 26일 밤 귀국한다고 보도했다.

헤지스는 영국 더럼대학교에 소속된 박사 신분의 연구원으로, 올해 5월 UAE 두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UAE 검찰은 21일 결심 공판에서 그가 연구 자료 수집을 빙자해 UAE의 안보, 국방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수집해 외국의 정보기관으로 유출하려 했고, 신문 과정에서 혐의 사실을 자인했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종신형이 선고되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직접 나서 UAE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UAE에서 종신형을 받은 외국인은 교도소에서 25년간 수감 생활을 한 뒤 강제 추방된다.

그의 가족은 UAE 정부에 선처를 요청했고 이에 주영 UAE 대사는 23일 “UAE와 영국의 협력 관계는 긴밀하다.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우리 정부는 선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사면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UAE 정부는 26일 사면 발표와 함께 헤지스가 영국 정보기관 MI6의 요원이라고 자백하는 동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UAE 공보청은 “그는 때에 따라 박사 또는 사업가이기도 했으나 100% 첩보 요원으로 일했다”며 “문서와 전자 장비 등 수집된 증거를 보면 그의 간첩 혐의가 유죄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가 변호인과 가족, 의료진을 접견하지 못했다는 주장도 완강히 부인했다.

영국 정부와 헤지스의 가족은 그의 사면 소식에 안도하면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영국 총리실은 “우리가 명확하게 했듯 그의 기소를 동의하지 못하지만 학술 연구자인 헤지스의 사면을 환영하고 문제를 해결한 UAE 정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아주 좋은 뉴스”라며 “비록 우리는 그의 기소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UAE 정부가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영국인들을 거론하며 “이들 또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정의는 완전히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지스의 아내인 다니엘라 테하다는 가족이 헤지스의 석방소식에 행복해하고 있다며, 영국 정부와 이번 사건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테하다는 “헤지스의 사면은 우리가 들은 최고의 뉴스”라며 “6개월간의 악몽이 마침내 끝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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