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음료 뚜껑을 완전히 열었다가 닫고, 두세 번 살~짝 흔들고 톡톡 쳐주면 슬러시가 된다.”
자판기에서 코카콜라를 뽑았다. 일반 콜라와 전혀 다를 게 없는 이 콜라를 들고 자판기 앞 ‘슈퍼 칠드 코크(Super Chilled Coke) 즐기는 법’을 따라 하면 슬러시가 된다. 슈퍼 칠드 코크는 코카콜라 슬러시의 공식 명칭이다.
CGV 용산 아이파크몰 7층에 있는 슈퍼 칠드 코크 자판기.(사진=강신우 기자)
우리나라에서 슈퍼 칠드 코크를 만날 수 있는 곳은 단 두 곳뿐. CGV 용산 아이파크몰점과 메가박스 상암 월드컵 경기장점이다. 지난 7일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 가봤다. 7층 영화 매표소 바로 옆에 코카콜라 자판기가 있다. 자판기 안에는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제품이 들어 있다. 모양이나 가격 모두 시중에서 파는 여느 제품과 같다.
그러나 이곳 코카콜라 자판기에서 나온 제품은 슈퍼 칠드 코크로 이름이 다르게 불린다. 과냉각된 코카콜라라는 의미인데, 자판기에 그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과냉각 현상’을 이용한 것. 과냉각은 동결점을 넘어도 얼지 않고 액체 또는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액체의 어는점은 0도다. 온도가 0도 이하로 내려가면 액체 상태로 있던 물 분자들이 새롭게 배열되면서 얼음결정을 만든다. 그런데 온도가 빠르게 낮아지면 물 분자들이 온도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처음 배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해 액체 상태로 남게 된다. 이를 과냉각이라고 한다.
과냉각 상태의 액체는 진동이나 충격을 받으면 물 분자들이 빠르게 재배열되면서 순식간에 얼어붙는다. 자판기에서 꺼낸 콜라를 흔들고 톡톡 쳐주면 음료가 슬러시가 되는데 바로 이런 원리가 숨어 있다.
이런 과냉각 현상을 활용해 만든 것이 슈퍼 칠드 코크다. 그럼 어떻게 하면 슬러시가 될까. 먼저 과냉각 기술이 적용된 자판기에서 꺼낸 코카콜라의 뚜껑을 완전히 열었다 닫는다. 병을 좌우로 가볍게 흔들고 톡톡 쳐준다. 곧바로 음료가 슬러시로 변하게 된다.
슈퍼 칠드 코크(왼쪽)와 일반 코카콜라.(사진=강신우 기자)
슈퍼 칠드 코크 자판기에는 코카콜라 페트병(500㎖) 기준 약 130개가 들어간다. 12시간동안 과냉각을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다.
슬러시가 된 콜라 맛은 어떨까. 입안에 살짝 얼음 알갱이가 느껴지는 정도이지만 한 번에 들이키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시원하다. 물론 음료 전체가 슬러시로 변하는 것이 아니어서 일반 슬러시와는 질감이 다르다.
(사진=강신우 기자)
주의사항 몇 가지.
슈퍼 칠드 코크를 자판기에서 꺼내자마자 흔들면 안 된다. 탄산 때문에 음료가 넘칠 수 있다. 뚜껑을 한 번 열고 닫은 후 흔들 때에도 딱 두세 번만 흔들어야 한다. 많이 흔들면 음료 속 얼음 알갱이가 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