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강북시대]여의도·광화문 3km..아현동 '달동네'서 '새동네'로

홍대 인접상권, 사통팔달 교통 호재
2005년 평균아파트 값 3.3㎡당 780만원
10년새 3배 올라 2273만원으로 껑충
  • 등록 2016-03-22 오전 5:01:00

    수정 2016-03-22 오전 7:50:29

△낡은 다세대·다가구주택 일색이던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일대가 대단지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면서 강북지역의 새 부촌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입주한 아현동 ‘공덕 자이’(오른쪽)와 공사가 한창인 ‘아현 아이파크’ 아파트(내년 2월 입주)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 21일 찾은 서울 마포구 아현동은 신도시를 연상케 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 2번 출구에 내리니 마포대로 양옆으로 수천 가구의 새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왔다. 북쪽으로 신촌과 서울시청을 잇는 신촌로 위에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퇴근 시간에 맞춰 공덕역(공항철도·경의선·5·9호선 환승역)으로 향하는 인파가 거리로 쏟아졌다. 낡은 다세대·다가구주택 일색이던 달동네가 강북 교통의 중심지이면서 매머드급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강북 아파트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마포구 아현동의 현재 모습이다.

아현동은 이렇다 할 아파트 단지조차 없는 대표적인 노후 주택가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말 아현동의 평균 아파트값은 3.3㎡당 780만원에 불과했다. 그런데 10년이 흐른 이달 중순 현재 아현동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2273만원까지 치솟았다. 10년 새 3배 가까이 뛰면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424개 동 가운데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아현동이 신흥 강자로 우뚝 선 원동력은 5000가구를 훌쩍 웃도는 새 아파트의 잇단 등장이다. 언덕길을 빼곡히 채웠던 노후주택 밀집지역에 ‘마포래미안 푸르지오’(3885가구·2014년 9월 입주)와 ‘공덕 자이’ 아파트(1164가구·지난해 4월 입주)가 들어서면서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이들 두 단지의 청약 결과는 사실 신통치 않았다. 2013년 5월 분양한 마포래미안 푸르지오는 1순위 청약 결과 87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418명이 접수,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최근엔 없어서 못 판다는 전용 59㎡형마저 줄줄이 미분양으로 남으면서 분양가(4억 8000만~5억 2000만원)보다 1000만~2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들어선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 매매 시세는 6억 5000만~6억 7000만원으로 분양가(4억 8000만~5억 2000만원)보다 1억 5000만 가량 가격이 올랐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성훈 기자]
하지만 3년이 지난 요즘 이 아파트 시세는 완전 딴판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마포래미안 푸르지오 전용 59㎡형은 이달 현재 6억 5000만~6억 7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분양한 지 3년 만에 분양가 대비 30%(1억 5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아현동 부동산랜드 국신숙 대표는 “젊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3년 만에 분양가 대비 30%(1억 5000만원)가량 올랐다”며 “매입 문의는 많은데 매물이 많지 않아 거래 자체는 뜸하다”고 말했다.

서울 대표 달동네가 강북의 아파트 신흥 강자가 된 비결은 뭘까. 마포·여의도·광화문·시청 등 주요 업무지역이 3㎞ 이내로 묶인데다 홍대 상권으로 통하는 사통발달 교통망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 서울시내 주요 대학과 인접해 대학생 자녀를 둔 가족들의 이동이 두드러진 것도 한몫했다. 배태권 충남공인중개사 대표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반포·대치동에서 넘어온 가정이 적지 않다”며 “자녀의 취업 이후까지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어 이곳 일대 아파트 매입을 고려하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아현동은 뉴타운 사업이 빠른 속도를 내면서 지금의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강북지역에 직장이 있는 젊은 실수요자와 중·고교 학군에 민감하지 않은 장년층을 중심으로 진입 수요가 많아 아현동 집값은 한동안 강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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