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불발…어피니티컨소시엄 풋옵션 행사하나

교보, 주주간협약과 달리 작년말까지 IPO 이행못해
어피니티컨소시엄, 1년간 유예 동의..올해말까진 관망할듯
올해도 불발땐 지분매각 불가피
  • 등록 2016-01-04 오전 6:02:00

    수정 2016-01-04 오후 2:19:43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교보생명이 지난해말까지 2대주주인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약속한 기업공개(IPO)를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풋옵션(지분 매각) 행사여부가 주목된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가진 교보생명이 지분을 되사거나 여의치 않을 때는 제3자 매각에 나서게 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한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IMM PE, 베어링 PEA, GIC)과의 주주간협약(SHA) 기한이 지난해말 종료됐다. 당시 SHA에서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교보생명은 지난해말까지 IPO를 이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대내외 여건상 IPO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어피니티측에 전달했다. 생명보험사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황에선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어피니티측과 교보생명은 기한 연장에 대해 논의를 벌여왔다.

당초 계약대로라면 IPO 불발시 어피니티측은 주주간협약 기간 종료후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컨소시엄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상호협의를 통해 1년간 IPO 기간을 유예해줄 있다는 조항에 동의한 바 있어 올해말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측 한 투자자는 “교보생명은 2012년 투자 이후 높은 수준의 배당을 꾸준히 이행하고 있어 리파이낸싱 등에는 어려움이 없다”며 “애초 약속한 IPO 시한을 넘겼지만 1년 더 지켜봐도 나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간협약 기한을 1년 더 연장하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 실제 교보생명의 배당률은 2012년 12.9%, 2013년 14.6%, 2014년 15.2%로, 최근 3개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는 타 생보사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다.

앞서 어피니티와 베어링PEA는 지난해 9월초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했다. IMM PE의 경우 대주단측이 IPO 조건 합의 여부에 따라 거래를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이번 주주간협약 기한 연장 시점에 따라 리파이낸싱 일정이 잡힐 예정이다.

하지만 주주간협약 기한 연장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IPO를 하지 않을 경우 어피니티측 지분 매각은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 어피니티측의 참여 투자자들간 상호협 조건도 연내 종료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각 투자자들이 독자적으로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어피니티, IMM PE, 베어링 PEA, GIC 등이 각각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교보생명은 자사주 형태로 지분을 매입해줘야 하거나 여의치 않을 땐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야 한다. 다만 자사주 형태로 매입할 경우 어피니티측이 대우인터내셔널에서 인수한 주당 24만5000원보다 높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 만큼 지급여력비율 및 현금여력 등을 감안할 때 불가능한 구조라는 평가다.

따라서 IB업계는 교보생명 지분 33.78%를 보유하고 있는 신창재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해 어피니티측에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여러 사모투자펀드(PEF) 또는 전략적투자자(SI) 등의 주주로 구성돼 있는 만큼 교보생명 지분구조는 다소 복잡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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