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전성시대]범인 잡는 CCTV, 생사람 잡는 CCTV

CCTV 설치지역 강력범죄 26.6% 감소
용의자 검거 전년대비 83.8% 늘어
지자체 소관 야간식별 불가능한 CCTV가 절반
"양적 확대 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 등록 2015-10-13 오전 5:00:00

    수정 2015-10-13 오전 5:00:00

[이데일리 전재욱 한정선 기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은 범죄를 막고, 사건이 발생하면 범인을 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국민안전처가 집계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 도시공원 등에 CCTV 4132개를 추가 설치한 결과 해당 지역내 5대 강력범죄(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력) 발생건수가 올해 상반기 1820건으로 2013년 상반기(2479건) 대비 26.6%(659건) 줄었다.

반면 지난해 한해동안 이 지역에서 CCTV를 통해 검거한 용의자는 1970명으로 전년 대비(1072명) 대비 83.8% 증가했다. 정부가 내년에 346억원을 투입해 전국 3306곳에 CCTV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때로는 CCTV가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몰기도 한다. 낮은 해상도가 주원인이다. CCTV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동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범인 잡는 CCTV

올해 1월 미용실을 운영하는 황모씨 업소에 도둑이 들었다. 황씨는 가게를 정리하다가 계산대 근처에서 담배꽁초를 발견하고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미용실 CCTV에 녹화된 영상을 통해 범인이 가게에서 담배를 피우고 밖으로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감정결과 담배꽁초에서 나온 DNA는 일용직 노동자 임모(55)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은 CCTV에 임씨의 얼굴이 찍히지 않았으나 범인과 동일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CCTV를 확보한 뒤 용의자 추적을 시작하는 것이 요즘 경찰수사의 기본”이라며 “최근 수원에서 여대생을 납치해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용의자를 찾은 것도 CCTV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때로는 CCTV 영상을 근거로 무고한 시민이 범인으로 몰리기도 한다. CCTV의 책임이 아니다. 해상도 낮은 ‘눈 나쁜’ CCTV를 수사당국이 과신한 탓이다. 노웅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전국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CCTV 19만여대 가운데 8만6700대(46%) 가량은 100만 화소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100만 화소 이하의 CCTV는 야간에는 사물의 식별이 불가능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생사람 잡는 CCTV

문모(65·여)씨는 2013년 12월 60여만원을 절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증거로 법정에 제출한 CCTV 영상을 보면, 사건 현장에서 찍힌 용의자를 문씨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화질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였다. 그러나 같은 색상의 패딩, 비슷한 머리 모양, 스카프로 반쯤 가린 얼굴 등 인상착의는 상당히 유사했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유죄로판단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CCTV 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니 패딩에 찍힌 상표와 신발, 바지 색이 다르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이다.

‘헐리우드 액션’ 경찰관 사건 역시 CCTV가 촬영한 영상이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꾼 사례다. 피의자가 유죄판결을 받은 결정적 증거가 CCTV가 촬영한 영상이였다. 그러나 변호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CCTV 영상을 정밀 감식한 결과, 경찰의 팔을 비틀었다는 피의자가 꼿꼿이 서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피의자 박씨는 사건 발생 6년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박상주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CCTV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CCTV를 늘리는 작업과 동시에 치안수요를 따져서 CCTV 화질을 개선할 지역을 파악해 고해상도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